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내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유엔은 미얀마 정부에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고 미국에서는 제재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로힝야족 문제를 다룬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로힝야족 사태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난민 위기와 인도주의·인권의 악몽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얀마 정부를 향해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제한 없는 접근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이 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날 난민을 태우고 방글라데시로 향하던 로힝야족 선박이 전복돼 최소 15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희생자는 모두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회의에서 “안보리가 호의적이고 외교적인 말을 할 때는 지났다”며 “시민을 학대하고 증오를 부추기는 데 연루된 미얀마군에 대한 행동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얀마군에 무기를 제공하는 국가는 책임 있는 조처가 이뤄질 때까지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미국이 내놓은 가장 높은 수위의 발언으로 사실상 미얀마에 대한 제재와 무기수출 금지를 촉구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21명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마크 그린 미국국제개발처(USAID) 처장에게 서한을 보내 “외국에서 벌어진 법외 살인과 고문 그리고 인권 침해 가해자에게 대통령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미국법과 국제법에 따라 로힝야족을 탄압한 이들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또 미얀마군의 반군 소탕작전이 “엄청나게 부적절했다”면서 “대량학살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美, ‘로힝야 탄압’ 미얀마 제재카드 꺼낼까
입력 2017-09-29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