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측정처럼 마약 투약 검사… 기초과학연·포스텍, 휴대용 센서 개발

입력 2017-09-28 22:02

땀이나 침, 소변 한 방울로 필로폰 엑스터시 등 마약을 찾아낼 수 있는 휴대용 센서가 개발됐다. 상용화되면 도로에서 음주 측정을 하며 마약 단속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 김기문(사진) 단장팀과 포스텍 화학공학과 오준학 교수팀은 극미량 샘플로도 암페타민 계열 마약을 검출하는 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마약을 검출하려면 실험실에서 질량분석기 등 값비싼 대형 장비를 동원해야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연구팀은 유기 반도체 소자 위에 암페타민 계열 마약 분자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화합물 ‘쿠커비투7릴’을 코팅하는 방식으로 센서를 만들었다. 크기는 가로 1.5㎝, 세로 3.5㎝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마약 센서가 소변 농도 0.1ppb(10억분의 1)의 극소량에도 반응해 기존 휴대용 분석기보다 민감도가 1만배 이상 높다고 설명했다. 암페타민 계열 마약은 모두 검출 가능하다. 연구팀은 센서를 휴대 간편한 스마트밴드 형태로도 만들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검출 결과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의 자매지 ‘켐’(Chem)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