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언더우드가 기념관 복원’ 얼마나 들길래…

입력 2017-09-29 00:01 수정 2017-09-29 10:40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에 있는 ‘언더우드가(家) 기념관’ 전경. 지난해 11월 24일 화재가 발생한 지 10개월이 넘도록 방치돼 있다. 국민일보DB

불이 난 지 10개월 넘도록 방치돼 온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가(家) 기념관’의 복원 공사가 올 연말 마무리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한국교회가 복원을 위해 후원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102회 정기총회에 방문해 인사했던 김 총장은 “언더우드가 기념관 복구에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김 총장은 “지난해 언더우드가 기념관에 큰불이 났지만 다행히 사료는 안전하다”면서 “현재 멋진 기념관으로 복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한국교회가 많은 도움과 기도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김 총장은 화재 발생 이후 처음으로 교계 인사들 앞에서 언더우드가 기념관에 대해 언급하고 복원 일정 등을 밝혔다. 화재 후 언더우드가 기념관이 방치됐다는 언론 보도(국민일보 5월 24일자 29면 참조)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표명이 없었다.

김 총장의 발언이 듣기에 따라 교회가 복원비용 모금에 참여해 달라는 취지로 이해돼 이를 두고 문제 제기를 하는 인사들도 있다. 예장통합 소속 한 총대는 “무엇보다 화재 후 고양이가 드나들 정도로 언더우드가 기념관을 방치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는 게 맞다고 보는데 없었던 게 아쉽다”면서 “호레이스 언더우드 선교사의 후손들이 연세대에 잘 관리해 달라는 조건으로 기증한 걸로 아는데 좀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총대는 “특히 우리가 모금까지 해줘야 할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김 총장의 ‘도와 달라’는 발언의 취지가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했다.

복원 비용은 1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김문희 홍보팀장은 “화재가 난 건물부터 정원 전체를 1930년대 초창기 모습으로 복원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되면 정확한 복원 비용이 나오겠지만 현재로서는 10억원 넘는 공사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김 총장의 발언을 모금 요청보다는 관심을 가져 달라는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