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예장통합 상대 레마선교회 이명범씨 등 소송 각하

입력 2017-09-29 00:00
왼쪽부터 변승우(큰믿음교회), 이승현(평강제일교회), 김성현(성락교회), 이명범(레마선교회)씨가 지난해 9월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예장통합총회 임원회 선포로 특별사면을 받은 뒤 인사하는 모습. 예장통합은 2주 뒤 열린 정기총회에서 사면을 철회했다. 국민일보DB

법원이 정통 교회가 신앙질서 유지를 위해 내린 이단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환승)는 지난 26일 이명범(레마선교회)씨와 성락교회 등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최기학 목사) 총회를 상대로 제기한 ‘총회결의 등 무효 확인 소송’을 각하했다.

이씨와 변승우(큰믿음교회), 평강제일교회, 성락교회 등은 지난해 10월 예장통합 제101회 총회에서 결의한 ‘이단 관련 특별사면 선포 모두 원천무효 폐기’에 대한 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단 결의는 종교단체인 피고(예장통합)가 스스로 신봉하는 교리와 신앙적 정체성에 근거해 원고들에 대해 내린 주관적 판단”이라며 “임원회 및 총회 결의로 원고들에 대한 종래의 이단 결의 효력이 유지된다고 해도, 본래 예장통합 교단 소속이 아닌 원고들의 사법상 권리나 법적 지위에는 어떤 영향이 없다”며 각하 이유를 밝혔다.

다시 말해 정통 교회가 건강한 신앙 정체성 유지를 위해 교리에 따라 판단하는 이단 결의 등을 두고 해당 이단 단체 등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9월 이단 인사에 대한 특별사면 취소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당시 임원회는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인사 및 단체 등 4곳에 대해 특별사면을 선포했다. 하지만 교단 안팎의 거센 반발로 열흘 만에 이를 전면 취소했다. 정기총회에서는 향후 3년 동안 이 문제를 재론할 수 없도록 못 박고 이단사면철회후속대책위원회를 꾸려 소송 등에 대응하도록 했다.

사면 철회로 이씨 등에 대한 예장통합의 이단 규정은 유지되고 있다.

평강제일교회를 창립한 고 박윤식씨는 ‘예수님이 죽은 것은 하나님의 영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담이 미생물에서 발아한 최고의 창조물이다’라는 주장으로 기독론과 창조론 등에 있어서 기독교 교리와 어긋난다는 지적과 함께 이단으로 규정됐다.

김기동(성락교회)씨는 비성경적인 귀신론 등을 주장해 이단 판정을 받았다. 예장고신과 합동, 기독교한국침례회 등도 김씨를 이단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명범씨의 경우, ‘삼위일체’ ‘창조론’ ‘인간관’ ‘성경관’에 김기동씨 계열의 극단적 신비주의 성향이 있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규정됐다.

변승우씨에 대한 이단 판정 이유로 예장통합은 ‘(변씨가) 자신의 설교나 저서에 초월적 권위를 부여하고, 기성 교회를 비판해 반사적 이익을 얻어 교회를 성장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