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재에선 화기애애 회동 시작되자 이견… 文 대통령-여야 대표 ‘안보’ 협치엔 한목소리

입력 2017-09-27 21:48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27일 회동은 단청 공사를 새로 한 청와대 상춘재에서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해법 마련의 시급함에 동의하고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하지만 회동이 시작되자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비판과 여야정 협의체 구상에 대한 이견이 제기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세계는 한국 사람들이 핵 위협에 둔감하다고 수군댄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국민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무척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북한 김정은정권의 행동은 예측이 불가능해 우리 노력이 거의 무의미한 단계에 왔다”며 “지금 시점에서 전쟁 위협을 낮출 수 있는 우리의 노력은 철저히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데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문재인정부 외교안보팀의 혼선을 지적한 뒤 “나약한 유화론도, 무모한 강경론도 넘어서서 철저하게 현실적인 방도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은 “많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국제적으로는 이러다 한반도에서 전쟁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이 커졌다”며 “늘 저희가 강경이라고 얘기를 듣지만 전쟁을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다 평화적인 해결을 바라는데 역사적으로는 평화와 대화만 외치다 결국 패배하게 되는 것”이라며 “철저히 전쟁을 준비할 때만 평화가 온다는 역설을 저희들은 불편하지만 계속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주 권한대행은 여야정 협의체 구상에 대한 보완도 주문했다. 그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여야정 협의체는 자칫 국회가 대통령 밑에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문제제기가 국회에서 있었다”며 “국회가 주재하고 총리가 참석하되 필요할 때 대통령이 오면 안 되겠냐는 얘기가 주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 관련 여야정 협의체는 대통령이 생각하는 어떤 형식으로든 다 협의하겠으나 일반 여야정 협의체는 국회가 주도하고 교섭단체만 참석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회동에 잇달아 불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참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홍 대표가 보여주기식 초청이라며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각당 공통된 대선 공약을 협치로 풀어가면서 (홍 대표가) 바라는 대로 시스템으로 협치가 갖춰져가는 그런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제1 야당이 빠진 상태에서 논의가 계속되는 데 대한 우려가 많다”며 “안보 위기 상황을 당분간 관리할 때까지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담을 정례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회담에 앞서 청와대 상춘재 앞뜰에서 사전 환담을 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 단청 공사 사실을 설명하고, 추석 계획을 물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안 대표와 나란히 국민의당 상징 색깔인 초록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1순위 협치 파트너인 국민의당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글=강준구 문동성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