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극 피하려고… B-1B 작전서 한국 공군 불참

입력 2017-09-27 19:17 수정 2017-09-27 21:54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지난 23일 밤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갈 때 한국 공군이 참여하지 않은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고 정부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워싱턴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B-1B 랜서가 NLL을 넘어가는 비행을 할 때 미측으로부터 사전 협의와 통보가 있었다”며 “우리가 동행하는 것은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NLL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한국군이 참가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힌 청와대의 당시 공식 해명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B-1B 작전에 우리 군의 동행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국방 당국 간의 협의에 대해 세부사항까지 파악하고 있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가 지난 26일 10·4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 강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북한에 군사회담을 제안하자 미국이 매우 불쾌해했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강경화 외교장관에게 강력히 항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의견이 다른 것은 늘 있으며 이를 조율하기 위한 소통은 편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이 틸러슨 장관과 수시로 통화를 하는데 틸러슨 장관이 항의했다는 설명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군사회담 제안 전에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에 설명했으며 이해가 부족한 부분은 추가로 설명했고, 이해를 구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