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에 4조 투자

입력 2017-09-27 19:53 수정 2017-09-27 22:17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도시바메모리)에 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메모리 인수금액 2조엔(약 20조원) 중 3950억엔(약 4조원)을 부담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3950억엔 중 1290억엔(약 1조3000억원)은 전환사채 형식으로 투자한다. 향후 적법 절차를 거쳐 전환할 경우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의결권을 15%까지 확보할 수 있다. 나머지 2660억엔(약 2조7000억원)은 베인캐피탈이 조성할 펀드에 펀드출자자(LP·Limited Partner) 형태로 투자한다. 도시바메모리의 상장 시 자본 이득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SK하이닉스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은 한·미·일 연합이 49.9%인 것을 비롯해 도시바(40.2%) 호야(9.9%)로 이뤄져 있다. 한·미·일 연합에 가세한 애플 킹스톤 시게이트 델 등은 사채형 우선주 형태로 투자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관계자는 “상징성이 큰 낸드플래시 분야의 사업 및 기술적 측면에서 선제적으로 우위를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도시바메모리 투자 문제 등을 매듭짓기 위해 일본으로 날아갔다. 그간 도시바메모리와의 협상을 지휘해왔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동행했다. 최 회장은 밴플리트상 수상자로 29일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으로 갈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조정해 일본을 먼저 들렀다.

김현길 심희정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