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2017 교단총회 결산] 합동·통합 등 장로교단 한기연 가입 ‘인준’

입력 2017-09-28 00:32

올해 주요 교단 정기총회에서는 한국교회의 ‘하나 됨’에 대한 총대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또 여성 목회자 및 영·유아에 대한 교회 내 권익이 일부 확대되는가 하면 이단·사이비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정통교회의 입장이 유지됐다.

주류 교단, 한기연 가입 ‘인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 교단은 지난달 정식 출범한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 인준 절차를 가장 먼저 완료했다. 양대 장로교단인 예장합동과 예장통합, 예장합신 총대들도 한기연 가입에 합류했다. 이에 따라 향후 한기연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간 통합 추진과 더불어 한국교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데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예장합동 총대들은 현재 활동 중인 교회연합기관인 한기총과 한국교회연합의 분열로 인해 특정 현안에 대한 한국교회의 공동 대처가 어렵게 됐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어 한기연 동참을 통해 예장합동이 교회연합사업의 주도적 역할을 감당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예장통합 내부에서는 ‘또 하나의 연합기관이 생겨나면서 불필요한 예산과 인력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교회의 연합·일치에 우선순위를 두고 동참을 결정했다.

한기연 가입을 결의한 예장고신의 김상석 신임 총회장은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교회 연합은 당연한 일이고 고신도 연합에 앞장서야 한다”며 “문제가 있다면 직접 들어가서 고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예장고신은 한기연 가입 문제를 임원회에서 다룰 예정이다.

이단세력 대응 ‘확고’

지난해 교계 안팎에서 이단 시비와 논란을 야기한 이들에 대한 주요 교단들의 판단도 눈길을 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동성애자 지지·옹호 논란을 빚은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에 관한 결정이다. 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교단일수록 대응 수위가 높았다.

예장고신은 임 목사에 대해 이단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교단 소속 교회와 목회자, 성도의 관련 활동 참여를 금지했다. 예장합동 및 예장합신도 ‘참여 및 교류 금지’를, 예장대신은 ‘1년 연구’ 결정을 내렸다.

이밖에 예장합동은 김성로 목사(춘천한마음교회), 이인규씨(감리교)에 대해 참여 및 교류를 금지하고 김풍일씨, 정동수 목사(사랑침례교회)에 대해선 1년간 예의 주시키로 결의했다. 한국교회 성도들에겐 다소 생소한 스웨덴의 기독교 신비운동가 임마누엘 스베덴보리는 이단으로 규정했다. 예장대신은 신옥주씨(은혜로교회), 소에스더 목사(용인 우리제일교회), 인도요가 등의 이단성 여부에 대해 1년 더 연구키로 했다.

‘교회 안에서 마술과 요가를 금지한다’는 예장통합총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의 판단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마술 같은 경우, 현재 교회와 선교단체 등에서 전도 도구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유아 권익 ‘진일보’

예장통합의 ‘여성총대 할당제’ 수용은 주목할 만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교단 산하 전국 67개 노회에서 최소한 여성 총대 1명을 파송한다’는 안건이 통과된 것이다.

대표적 보수 교단인 예장고신은 여성목사 안수 문제를 연구한다. 현재 여성 안수를 허용하고 있지 않은 고신 측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하게 된 것은 대표적 해외 교류 교단인 네덜란드개혁교회(RCN) 때문이다. RCN이 지난 6월 목사, 장로 등에 대한 여성 안수를 전격 허용키로 한 것. 이에 고신 교단도 고신대 신학대학원 교수회를 통해 1년 동안 이 문제를 연구키로 한 것이다.

영·유아들의 세례와 성찬의 문턱이 낮아진 점도 특징이다. 예장합동은 만 7∼13세 어린이에게 ‘어린이세례’를 줄 수 있도록 했다. 현재까지는 2세까지 유아세례를 줄 수 있고, 유아세례를 받은 자가 만 14세 이상 되면 입교 문답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3∼13세에 해당하는 어린이들에게 ‘세례공백기’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6세까지는 유아세례를, 만 7∼13세까지는 어린이세례를 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장통합에서는 유아세례자들이 입교하지 않고도 성찬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유아세례를 받았더라도 입교해야만 성찬 참여가 가능하다.

백상현 최기영 이사야 구자창 장창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