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이단 퍼뜨린다”… 가톨릭 보수파 62명 항명

입력 2017-09-26 21:49
가톨릭계 보수파 학자와 성직자 수십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단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교황에 대한 ‘항명’은 133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26일 미국 CNN방송이 전했다.

지난달 11일 40명이 서명한 진정서가 교황에게 전달됐고 22명이 추가로 서명했다. 진정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결혼과 도덕적 삶, 영성체(성체성사를 받는 일, 개신교의 성찬식)에 관해 이단적인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들은 교황이 이혼하고 재혼한 신자에게도 영성체를 허용하도록 권고한 것을 문제삼았다. 교황은 지난해 ‘아모리스 래티티아(사랑의 기쁨)’라는 권고를 통해 재혼자의 영성체 참여 가능성을 열었다.

가톨릭 역사 전문가들은 이번 진정서가 1333년 교황 요한 22세에 대한 항명 이후 처음으로 교황의 권위에 도전한 사례로 보고 있다.

CNN은 이번 진정서에 참여한 인사 가운데 현재 바티칸과 원만한 관계인 사람은 하나도 없어서 별 소용없는 공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돈세탁과 부정거래 의혹으로 바티칸 은행장에서 해임됐던 에토레 고티 테데시 등이 진정서에 서명했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