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겠다며 관리 대상으로 꼽은 것은 석탄화력발전소와 경유차다.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주범으로 봤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를 관리하겠다며 보고한 정책도 석탄발전소와 경유차를 줄이는 데 집중됐다. 지난 7월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3개 기관이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조사(KORUS-AQ)’를 실시해 내놓은 자료를 보면 서해안 석탄발전소가 수도권 남부지역 대기질에 영향을 미쳤다.
경유차 역시 고농도 미세먼지의 국내 요인으로 꼽혔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2013년 기준 배출원을 보면 전국의 초미세먼지 1차 배출량 10만6610t 중 10.44%인 1만1134t이 도로이동오염원에서 나왔다.
더 큰 문제는 경유차나 석탄발전소가 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만 배출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암모니아(NH3),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등도 같이 내뿜는다는 것이다. 이들 물질은 대기 중에서 수증기 등과 반응해 대기질을 치명적으로 악화시키는 2차 초미세먼지가 된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대기 중 초미세먼지의 절반이 넘는 58.3%가 대기 중 화학반응에 의해 만들어지는 2차 초미세먼지였다. 특히 노후한 석탄발전소와 경유차는 먼지를 걸러낼 만한 최신 설비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부터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봄철(3∼6월)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5기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충남 지역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4기 가동을 중단했더니 이 지역 미세먼지(PM 2.5) 농도가 입방미터(㎥)당 4㎍ 감소했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7기도 문재인정부 임기 내인 2022년까지 모두 폐지할 계획이다. 공정률이 낮은 석탄화력발전소 9기 중 4기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나머지 5기는 최고 수준의 환경관리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8차 전력수급계획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유류탄이나 LNG 등 발전용 에너지원의 세율체계 조정도 검토한다.
2005년 이전 생산된 노후 경유자동차 221만대도 5년 내에 폐차하기로 했다.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을 확대하고 조기 폐차 보조금을 늘려 5년 내에 전체 노후 경유차의 77%인 221만대를 폐차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체 경유차 927만대 중 31%(286만대)인 노후 경유차가 전체 경유차 미세먼지 배출량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공정률 낮은 석탄발전소 4기 LNG 전환… 봄철엔 5기 가동 일시 중단
입력 2017-09-26 18:15 수정 2017-09-26 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