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음악시장을 연결하는 오작교인 2017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뮤콘)가 26일 개막했다. 힙합 가수 도끼와 더콰이엇은 1990년대를 주도한 미국의 힙합 그룹 ‘우탱 클랜’의 멤버 마스터 킬라와 뮤콘을 기회로 협업한 신곡을 곧 공개할 예정이다. 도끼와 더콰이엇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콘퍼런스에서 해외 뮤지션들과의 협업 소감을 밝혔다.
“우탱 클랜은 교과서적인 존재이죠.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해요. 어릴 때 우탱 클랜의 음악을 매일 귀에 꽂고 다녔거든요.”(도끼) “우탱 클랜은 저희 아이돌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고요, 세계적 뮤지션과 작업을 해서 영광입니다. 나라와 국경을 넘어 작업이 이뤄지는 건 즐겁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탱 클랜을 모르던 팬들은 알게 되고, 알던 팬들은 반가운 일이 될 수 있으니까요.”(더콰이엇)
이들은 국내 힙합계의 흐름과 전망, Mnet ‘쇼미더머니’와 관련된 의견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국내 힙합계는) 쇼미더머니만 봤을 땐 전 시즌에 누가 유명했는지가 중요한 거 같아요. 우승자 래퍼 비와이를 떠올리게 하는 참가자가 많더라고요.”(도끼)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있는 것 같지 않고요. 힙합 뮤지션들이 쇼미더머니를 필수로 여기고 있어 안타까워요.”(더콰이엇)
다른 해외 아티스트들과 협업할 뜻도 내비쳤다. “미국 힙합 가수 믹 밀과 작업하는 게 꿈이에요.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이기도 하고 저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해요.”(도끼) “막상 떠오르는 사람이 없네요. 기회가 있다면 협업하고 싶어요. 사실 해외 활동에 도움이 되진 않아요. 하지만 공신력을 더 높이고 무엇보다 팬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콰이엇)
세계적인 디바 미국의 레이디 가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작업한 미국 프로듀서 페르난도 가리베이는 한국 힙합가수 크러쉬와 곡 작업을 했다.
가리베이는 한국 아티스트와 첫 협업에 대해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K팝 아티스트와 작업은 영광이자 특권이죠. K팝은 미국 팝의 영향을 분명 많이 받았지만 독특한 부분도 있어요. 팝에 여러 장르가 섞인 느낌을 받아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협업을 통해 양쪽이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봐요. 양쪽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얻고 결국 문화 교류에까지 이를 수 있을 거예요.”
크러쉬와 작업을 하면서 느낀 생각도 풀었다. “크러쉬는 굉장히 특별한 아티스트예요. 하지만 이런 협업은 낯설어서 서로 많은 노력이 필요했어요. 크러쉬는 친절하게 따라줬고요. 제가 노래를 주고 크러쉬가 가사를 쓰는 방식으로 어쿠스틱 러브송을 작업했어요.” 가리베이는 시종일관 곡 작업을 하기 전 관계와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작업을 하는 건 문화 교류뿐 아니라 서로 관계를 공유하고 환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올해 6회째를 맞은 뮤콘은 ‘서울’ ‘아시아’ ‘뮤직시티’를 주제로 28일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 일대에서 열린다.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라이브 쇼케이스와 협업 무대, 인터뷰, 강연, 콘퍼런스 등이 알차게 차려졌다. 유명 월드뮤직 에이전시와 페스티벌 감독들이 내한해 자국의 페스티벌에 초청할 국내 실력파 아티스트 발굴에도 나선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도끼-더콰이엇, “우리의 아이돌 우탱 클랜과 협업 영광”
입력 2017-09-26 18:15 수정 2017-09-26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