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MBC PD수첩에서 최승호 PD를 전출시키고, 방송인 김미화씨를 교체한 것을 핵심 성과라며 대통령 보고용 문건에 적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 PD는 26일 오후 5시쯤 MB 국정원의 방송장악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마친 뒤 “국정원이 나를 PD수첩에서 전출시킬 계획을 세우고 실제 전출된 뒤 이를 핵심 성과로 보고한 사실이 문서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최 PD에 따르면 2012년 1월 15일자 국정원 국익정보국 생산 문건에는 ‘PD수첩 최승호 PD를 전출시키고, 김미화 등 방송 하차 조치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여기엔 ‘VIP 보고’라는 표현도 있었다고 했다. 최 PD는 이보다 전에 작성된 계획 문건엔 ‘최승호 PD 전출, 김미화 교체, 추적60분 PD 인사 조치’가 적혀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 PD는 MB정부 당시 4대강 사업 관련 의혹 보도를 준비하던 중 비제작 부서로 전출됐고 2012년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그는 앞서 검찰에 출석하며 MB 국정원을 가리켜 “MB 개인 정보기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PD는 이 전 대통령 등 관련자들에 대한 고소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 이우환 MBC PD 역시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같은 날 의혹의 중심에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도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30일 법정구속 후 첫 검찰 조사다. 이날은 방송장악보다 사이버외곽팀 운영 관련 혐의에 조사가 집중됐다. 27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문건’ 작성 의혹을 받고 있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을 소환조사할 예정이다.
글=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최현규 기자
최승호 “PD수첩 하차시킨 뒤 MB보고 문건 작성”
입력 2017-09-26 18:27 수정 2017-09-26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