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등장과 함께 치솟았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9월 107.7을 기록해 새 정부가 출범하던 5월의 108.0보다 아래로 내려갔다. ‘제이노믹스’(문재인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상향 모양의 제이(J) 커브를 그리던 소비자심리가 채 넉 달을 채우지 못하고 본격 우하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9월 소비자심리지수가 107.7을 기록해 전달보다 2.2포인트 더 떨어졌다고 26일 밝혔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지출전망 등 6개 지수를 종합해 산출한다. 2003년 1월에서 2016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를 100으로 놓고 이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나타낸다.
지표 내용도 좋지 않다. 한 달 새 현재 경기판단지수는 6포인트, 향후 경기전망은 8포인트, 소비지출전망은 2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호조에 걸맞지 않은 국내 경제심리 위축은 북핵 위기 고조에 중국과의 사드 갈등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그보다는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특히 고용 관련 부문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뼈아프다. 새 정부 출범 후 계속 오르던 임금수준전망지수는 이달 3포인트 줄었고, 취업기회전망지수 역시 8포인트나 뒷걸음질쳤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같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의 비용 구조가 가중되는 정책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 때문에 심리지수마저 악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드는 것도 정부의 말발이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이달 4포인트 올라 103을 기록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8월 99까지 폭락했던 집값 전망이 반등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값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실물지표와 일치하는 양상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정책 실망감?… 소비심리 두달째 꺾여
입력 2017-09-26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