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입니다.”
올해 경북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쌍둥이 형제가 첫 월급 전액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다. 이 쌍둥이 소방관의 아버지는 경북 영주지역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1호 회원으로 ‘기부천사’로 불린다. 나눔도 ‘부전자전’(父傳子傳)인 셈이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김점곤(53) 신도물산㈜ 대표와 쌍둥이 아들 수현(29)·무현(29)씨가 최근 영주제일교회 사회관에서 이웃사랑 성금 4000만원과 소방관 월급 320만원을 동시 쾌척했다고 26일 밝혔다. 아버지와 쌍둥이 자녀가 같은 날 동시에 기부를 실천한 것은 1998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립된 이래 처음이다.
쌍둥이 형제들의 첫 월급 기부는 “소방관 임용의 기쁨과 공직생활의 첫걸음을 감사와 나눔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시작하자”는 아버지 김 대표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아들 둘은 각각 월급 160만원씩을 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아버지 김 대표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경북 북부지역 저소득 다문화가정 학생들과 취약사회복지시설에 장학금과 사무기기 등을 꾸준히 후원해왔다. 지난 1월엔 1억원 이상을 기부한 회원들을 가리키는 ‘아너 소사이어티’ 영주지역 1호(경북지역 64호) 회원이 됐다.
쌍둥이 형제 중 형 수현씨는 지난 7월 경북도가 실시한 소방공무원시험에 합격해 현재 경북소방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동생 무현씨는 2015년 부산시 소방공무원시험에 합격해 부산서 근무하다 형의 합격과 함께 지난달 경상북도 소방본부로 근무지를 옮겨 현재 안동소방서 청송 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수현씨는 생애 첫 월급을, 무현씨는 경북도 소방본부에서 근무하면서 받은 첫 월급을 성금으로 기탁한 것이다. 쌍둥이 형제는 “공익을 위해 평생을 나누고 봉사하시는 아버지를 본받아 우리 형제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 가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 대표는 “아이들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따스한 심성을 지녔으면 하는 뜻에서 기부를 제안했는데 흔쾌히 따라줘서 고마웠다”면서 “국가와 도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훌륭한 소방관으로 성장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영주제일교회 공광승 목사는 “이웃들과 나누고자 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마음이 더없이 귀하고 보기에 좋다”며 “사회에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하는 크리스천들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주=김재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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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도 父傳子傳… 첫 월급 기탁한 쌍둥이 소방관, 아버지는 기부천사
입력 2017-09-2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