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허커비 샌더스(사진)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에 대해 선전포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부를 겨냥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선전포고로 간주한다고 말한 북한 이용호 외무상의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외무상이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미국 전략폭격기를 격추할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다른 나라의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것은 결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똑같다.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를 계속 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최대한의 경제·외교적 압박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의 초점”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로버트 매닝 대변인도 이 외무상 발언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과 미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북한에 대처하기 위한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군은 당장 오늘밤에도 전투에 임할 수 있는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북한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악관과 국방부의 이런 입장은 북한의 ‘격추’ 위협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계속 B-1B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출격을 지속하고, 필요할 경우 군사옵션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의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문당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날 폭스뉴스의 웜비어 부모 인터뷰가 방송된 직후 올라온 트윗이다.
한편 낸시 펠로시 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MSNBC방송에 출연해 “김정은이 깡패라고 생각하지만, 그가 위협하는 것을 실제로 행동에 옮길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자신의 주장을 떠들어대도록 계속 무대를 깔아주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美 “北에 선전포고한 적 없다”
입력 2017-09-26 18:08 수정 2017-09-26 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