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대비 품질, 즉 가성비를 앞세웠던 홈쇼핑 업계가 캐시미어 등 고급 의류 소재를 확대하며 프리미엄을 강조하고 있다. 자체기획(PB) 상품의 고급 소재를 강조해 PB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CJ오쇼핑은 27일 몽골 캐시미어 전문기업 ‘고비(GOBI)’ 의류 론칭 방송을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CJ오쇼핑은 지난 7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고비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 가을·겨울 시즌부터 캐시미어 니트, 코트 등 의류 완제품을 단독으로 공급받기로 했다.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 소개되는 고비사의 제품 물량은 100억원 규모로 향후 2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고비는 몽골에서 수출되는 전체 캐시미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캐시미어 전문기업이다.
론칭 방송에서는 고비 몽골리안 캐시미어 ‘터틀넥 니트’와 ‘후드 코트’ 등 2종을 선보인다. 특히 캐시미어 100% 소재를 사용한 후드 코트의 경우 39만8000원으로 홈쇼핑 의류 가격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지만 백화점이나 의류 전문점 가격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캐시미어 제품은 ‘섬유의 보석’이라고 불릴 정도로 과거 최고급 패션 소재로 꼽히며 백화점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의류였다. 기계로 털을 깎아 채취하는 일반 양모와 달리 빗질을 통해 산양의 부드러운 털만을 채취해 얻을 수 있다. 산양이나 염소 한 마리에서 얻어낼 수 있는 캐시미어의 양이 연간 200g 안팎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홈쇼핑에서도 고급 패션 아이템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부터 캐시미어 제품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과거 홈쇼핑은 40∼60대 주부 고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고급 의류는 밍크나 가죽 무스탕 등에 불과했다. 하지만 홈쇼핑이 TV뿐 아니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확대되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유입됐고 프리미엄 소재 수요도 늘어났다.
GS샵은 천연 울 브랜드를 표방하며 2012년 10월 ‘쏘울’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론칭했다. 울 100%, 캐시미어 100% 등 최고급 소재를 사용한 자체 브랜드 코트 등을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해 프리미엄 소재를 내세운 자체 브랜드 ‘LBL’을 선보였고 최고급 캐시미어 소재를 사용한 코트 등을 주력 상품으로 판매 중이다. 지난 7일 방송에서 2시간 동안 약 50억원 물량이 팔렸다. 현대홈쇼핑도 지난 16일 캐시미어와 울, 밍크 등 고급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패션PB ‘라씨엔토’를 론칭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캐시미어에 필 꽂힌 홈쇼핑… 패션 고급화 ‘명품 전쟁’ 후끈
입력 2017-09-26 19:04 수정 2017-09-26 2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