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 ‘나눔’] 기부·봉사 넘어… 디지털 격차 해소·친환경 경영 팔걷어

입력 2017-09-26 19:04 수정 2017-09-26 21:36
일러스트=이은지 기자

2015년 4월 네팔 지진 참사 직후 네팔의 최대 통신사인 엔셀(Ncell)은 가입자의 위치 정보를 스웨덴의 비영리기구 ‘플로우마인더’(Flowminder)에 제공했다. 구호활동을 도울 수 있게 피난민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지도를 만들어 달라는 취지였다. 네팔 정부와 구호단체는 이 지도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구호 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

자사의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한 엔셀의 결정은 ‘빅데이터 시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평가받는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니어 소프트 웨어 아카데미’와 ‘스마트 스쿨’ 등이 ‘잘할 수 있는 사회공헌’의 대표적 사례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이용해 청소년에게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 스쿨’은 갤럭시노트와 전자칠판 등 삼성전자가 자랑하는 하드웨어와 교사 연수 프로그램 등으로 정보격차 해소를 돕는다. KT도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 인프라와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미세먼지 관리라는 공공의 이익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국내 기업들은 최근 친환경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고 친환경차 확대 로드맵을 공개했다. 2020년까지 친환경차를 31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도 출시한다.

CJ대한통운은 시니어 인력이 친환경 전기 동력 수단으로 배송을 하는 실버 택배사업으로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난 4월 완공한 롯데월드타워는 세계적 친환경 빌딩 인증인 ‘리드(LEED)’ 골드 등급을 취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자연주의 뷰티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일상생활에서 즐겁게 실천하고 즐기는 그린라이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자동차 전기부품 사업을 본격화해 미국 GM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집중 육성한다. 포스코는 철강 제품 생산 일변도에서 벗어나 방음터널 설치공법 등 기술로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을 상업화하기 위해 전남 여수에 시범공장을 지었다.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에탄올에 비해 휘발유와 혼합해 사용할 경우 연비손실이 적다. 농심은 올 상반기부터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서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가족친화경영으로 직원 사기를 올리는 기업도 있다. 한화는 올해부터 과장 이상 승진자에게 한달간 휴식을 주는 안식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직원의 출산휴가와 유아휴직을 적극 권장하는 등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실천중이다.

글=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일러스트=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