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채용계획 제조업체 39%“인원 늘릴 것”

입력 2017-09-25 18:23 수정 2017-09-25 23:26

한국경제 주력 엔진인 제조업 분야의 채용 사정이 조금은 나아질 조짐이다. 내년도 채용계획이 있다는 업체의 응답이 52.3%로 절반을 넘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로 구성된 정보통신(IT)과 석유화학·정제 쪽이 긍정적이었고, 자동차 기계장비 철강은 부진했다. 제조업체들은 청년층 고용의 애로사항으로 청년들의 ‘생산직 기피’와 ‘지방 근무 회피’를 꼽았다.

한국은행은 전국 15개 지역본부에서 대기업 101개 및 중소기업 178개 등 제조업체 279곳을 조사한 2018년 제조업 채용 계획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25일 한은이 공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담겼다. 채용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52.3%로 ‘없다’(미정 포함 47.7%)보다 많았다. 올해보다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38.9%로 축소하겠다(16.0%)보다 배 이상이었다. 채용 확대의 경우라도 그 폭은 미미했다. 올해 대비 5% 이하로 채용을 늘리겠다는 대답이 48.2%였고, 5∼10%는 28.6%, 10% 이상은 23.2%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갈렸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는 반도체가 포함된 IT는 채용규모 확대를 계획한 기업 비중이 52.6%로 축소 응답 10.5%보다 월등히 높았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타들어 가는데, 제조업체에선 청년들이 생산직 및 지방 근무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고 인식했다. 청년층 고용 제약요인을 묻는 질문에 업체의 24.2%는 생산직 기피, 23.7%는 지방 소재 근무 회피, 18.2%는 청년층의 고학력화에 따른 취업 지연, 14.1%는 기업의 경력직 채용 선호가 원인이라고 꼽았다. 구직자와 제조업체 사이 서로의 눈높이가 맞지 않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여전하다.

한은은 3분기 수도권 대구·경북권, 전남·전북권 경기가 소폭 개선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전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파악했다. 제조업 생산은 동남권과 충청권에서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수도권, 호남권, 대경권에서 늘었지만 강원권에서는 피서철 관광객이 줄면서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3분기 설비투자는 둔화한 가운데 건설투자에서 보합을 보였고, 소비와 수출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강원권에서 날씨가 좋지 않고 사드 배치 등으로 관광객이 줄면서 음식료품, 레저용품 등 소비가 줄었다.

한은은 제조업에서 IT, 석유화학, 철강을 중심으로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업도 10월 역대 최장 추석 연휴와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힘입어 도소매·음식숙박·여객운수업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글=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