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애기봉에서 7∼8㎞ 떨어진 경기도 김포 하성면 하성제일교회의 민경익(60) 목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지역주민에게 감동을 주는 교회를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 민 목사는 교회는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24일 만난 민 목사는 골방 기도실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기도를 마친 그는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올해 교회의 표어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이웃을 이롭게!’(마 22:37∼40)로 정했다. 하성제일교회는 이달 교회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교회는 이를 기념해 ‘1일 5장 말씀읽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교인들은 해당 말씀을 다 읽으면 카카오톡 채팅 단체방에 딸기 모양의 이모티콘을 보낸다. 주제 성구는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짐이라’(딤전 4:5)이다.
“매일 딸기 이모티콘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딸기 두개 또는 세개를 보내는 교인도 계세요. 밀린 구절까지 읽었다는 의미랍니다. 하나님 말씀을 열심히 읽고 실천하는 것이 우리 교회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도시교회와는 달리 농촌교회는 한 영혼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다. 올해는 여러 명의 새 신자가 등록했다. 교회를 외면하던 주민들이 민 목사의 헌신적인 사역과 교인들의 순수한 섬김을 보고 교회를 찾은 것이다. 민 목사는 “잃어버린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감사 제목”이라고 했다.
교회는 편백나무 기도실을 만들고 누구든지 몸과 마음을 힐링하며 기도할 수 있도록 24시간 개방했다. 편백나무 기도실에서는 매주 금요일 저녁 ‘엘리야기도회’가 열린다. 휴전선이 가까운 지역이라 그런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가 많다. 교인들은 북한 정권이 무너지길 간구하고 있다.
민 목사는 세무공무원을 그만두고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 고등학교 재학 때 과로로 쓰러진 아버지의 병을 고쳐 달라고 기도했는데 고침에 응답하신 하나님과의 서원기도 약속을 지킨 것이다.
부평제일교회(김종웅 목사)에서 7년간 부교역자로 사역하다 2004년 이 교회에 부임한 민 목사는 복음화율이 10%도 채 안 되는 이 마을의 복음화에 힘을 쏟고 있다. 씨족 중심의 이곳에서 제사나 굿이 사라지고 예수 향기가 넘쳐흐르길 소망한다.
“처음 이 마을에 왔을 때 한가한 농촌이었죠. 지금은 많이 개발됐고 열심히 전도활동을 하면서 교인이 7∼8배 늘어나 200여명이 됐고요. 도심 속 작은 농촌교회이지만 순수하고 복음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교회입니다.”
교회는 구역 중심으로 운영된다. 구역은 작은교회로, 예배와 전도·나눔 등을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공간이다. 일방적인 가르침과 배움이 아닌 모두가 함께 나누고 배우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예수로 성장해 나가는 곳이다.
새가족반은 5주, 확신반은 8주, 제자반은 11주간 운영된다. 또 평신도사역자훈련학교(MTS)를 통해 성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통독성경운동, 큐티(경건의 시간) 책자 등을 통해 신앙 성장을 꾀하고 있다. 구역장 교육에서는 구역원을 사랑하는 뜨거운 중보기도와 함께 구역운영 방법, 소그룹 인도법, 구역장의 영성관리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가 이어진다.
구역사역의 꽃은 연말에 있는 ‘이웃 초청 만찬’이다. 구역별로 마을주민을 초청해 식사와 함께 레크리에이션, 대화, 간증 등으로 예수사랑을 나눈다.
민 목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교회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시골교회인데도 현대적인 예배를 드린다. 주일예배 영상을 촬영 및 편집해 교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설교 말씀에 맞는 찬양을 하며 예배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설교 말씀에 따라 현수막과 강대상을 꾸미고 이벤트도 준비한다.
주일예배는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남전도회 회원들은 교인들이 따뜻한 관심을 받으며 교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주차 안내를 담당한다. 봉사자들은 교회 입구와 본당 등에서 안내한다. 새 신자는 예배 후 담임목사를 만나 대화하고 식사를 함께한다. 이 교회는 주일 점심이 맛있기로 지역사회에 소문이 나 있다. 교인들은 주보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주방봉사를 한다.
민 목사는 “영혼구원의 기쁨을 경험하고 구원의 기쁨을 전하는 교회”라며 “전도와 선교는 교회의 존재 이유다. 필리핀에 교회 2곳을 설립해 봉헌했다. 구원의 기쁨을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 전도이다. 예수님의 전도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온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넉넉하지 않은 재정이지만 지역사회를 정성껏 돕는 교회로도 유명하다. 인근 안과와 연계해 마을 어르신들에게 백내장 등 개안수술을 해 드린다. 따뜻한 삼계탕을 대접하고 장수(영정)사진을 찍어드린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한 가정이나 어려운 교회에 연탄과 쌀을 전달한다. 인근 초·중·고교 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준다. 강단 꽃꽂이 생화를 화분으로 바꾸고 바자와 교회비품 등을 아껴 벌이는 선행들이다.
민 목사는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어려운 이웃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바란다”며 “더불어 살아가는 밝고 건강한 교회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성제일교회 본당은 2002년 ㈜CSC 대표 부평제일교회 조혜숙 권사와 성이제 장로, 교인들의 헌금으로 지어졌다. 2012년엔 그동안 모은 건축헌금으로 교육관 신축 및 임직 감사예배를 드렸다. 교육관은 연면적 396.6㎡ 규모로 총 3층이다. 1층은 카페, 2층은 예배실·목양실·소그룹실, 3층은 세미나실로 사용된다. 올 초 교회 옆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넓혔다.
민 목사는 직접 재배한 고추 오이 호박 가지 밤 도토리 등을 들고 ‘목사님, 사모님’ 하면서 다가오는 교인들을 통해 도시교회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진한 사랑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도시교회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목자와 양’의 친밀한 관계가 하성제일교회에서는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은 최근 건축 고도제한이 풀리면서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제2외곽순환 인천·김포 고속도로도 개통됐다.
민 목사는 “개발이 더 진행되고 새 아파트가 건축되면 김포 하성면은 전도의 황금어장이 될 것”이라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행복이 넘치는 교회가 되기를 모든 교인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김포 하성제일교회 민경익 목사 “모두가 오고 싶어 하고… 다니면서 행복한 교회 만들어야죠”
입력 2017-09-26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