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하성제일교회 민경익 목사 “모두가 오고 싶어 하고… 다니면서 행복한 교회 만들어야죠”

입력 2017-09-26 00:02
민경익 목사가 24일 경기도 김포 하성제일교회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포=강민석 선임기자
하성제일교회 전경. 강민석 선임기자
말씀읽기 캠페인을 달성한 성도들이 카카오톡 단체방에 보낸 딸기 이모티콘. 하성제일교회 제공
교인 가정에서 식사대접을 받고 있는 남전도회 회원들. 하성제일교회 제공
교회학교 어린이들의 특송 모습. 하성제일교회 제공
서부전선 애기봉에서 7∼8㎞ 떨어진 경기도 김포 하성면 하성제일교회의 민경익(60) 목사는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지역주민에게 감동을 주는 교회를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 민 목사는 교회는 행복한 곳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24일 만난 민 목사는 골방 기도실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기도를 마친 그는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교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올해 교회의 표어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이웃을 이롭게!’(마 22:37∼40)로 정했다. 하성제일교회는 이달 교회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교회는 이를 기념해 ‘1일 5장 말씀읽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교인들은 해당 말씀을 다 읽으면 카카오톡 채팅 단체방에 딸기 모양의 이모티콘을 보낸다. 주제 성구는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짐이라’(딤전 4:5)이다.

“매일 딸기 이모티콘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딸기 두개 또는 세개를 보내는 교인도 계세요. 밀린 구절까지 읽었다는 의미랍니다. 하나님 말씀을 열심히 읽고 실천하는 것이 우리 교회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도시교회와는 달리 농촌교회는 한 영혼의 귀중함을 잘 알고 있다. 올해는 여러 명의 새 신자가 등록했다. 교회를 외면하던 주민들이 민 목사의 헌신적인 사역과 교인들의 순수한 섬김을 보고 교회를 찾은 것이다. 민 목사는 “잃어버린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감사 제목”이라고 했다.

교회는 편백나무 기도실을 만들고 누구든지 몸과 마음을 힐링하며 기도할 수 있도록 24시간 개방했다. 편백나무 기도실에서는 매주 금요일 저녁 ‘엘리야기도회’가 열린다. 휴전선이 가까운 지역이라 그런지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가 많다. 교인들은 북한 정권이 무너지길 간구하고 있다.

민 목사는 세무공무원을 그만두고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다. 고등학교 재학 때 과로로 쓰러진 아버지의 병을 고쳐 달라고 기도했는데 고침에 응답하신 하나님과의 서원기도 약속을 지킨 것이다.

부평제일교회(김종웅 목사)에서 7년간 부교역자로 사역하다 2004년 이 교회에 부임한 민 목사는 복음화율이 10%도 채 안 되는 이 마을의 복음화에 힘을 쏟고 있다. 씨족 중심의 이곳에서 제사나 굿이 사라지고 예수 향기가 넘쳐흐르길 소망한다.

“처음 이 마을에 왔을 때 한가한 농촌이었죠. 지금은 많이 개발됐고 열심히 전도활동을 하면서 교인이 7∼8배 늘어나 200여명이 됐고요. 도심 속 작은 농촌교회이지만 순수하고 복음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교회입니다.”

교회는 구역 중심으로 운영된다. 구역은 작은교회로, 예배와 전도·나눔 등을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공간이다. 일방적인 가르침과 배움이 아닌 모두가 함께 나누고 배우며 한 사람 한 사람이 작은 예수로 성장해 나가는 곳이다.

새가족반은 5주, 확신반은 8주, 제자반은 11주간 운영된다. 또 평신도사역자훈련학교(MTS)를 통해 성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통독성경운동, 큐티(경건의 시간) 책자 등을 통해 신앙 성장을 꾀하고 있다. 구역장 교육에서는 구역원을 사랑하는 뜨거운 중보기도와 함께 구역운영 방법, 소그룹 인도법, 구역장의 영성관리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가 이어진다.

구역사역의 꽃은 연말에 있는 ‘이웃 초청 만찬’이다. 구역별로 마을주민을 초청해 식사와 함께 레크리에이션, 대화, 간증 등으로 예수사랑을 나눈다.

민 목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교회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시골교회인데도 현대적인 예배를 드린다. 주일예배 영상을 촬영 및 편집해 교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설교 말씀에 맞는 찬양을 하며 예배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설교 말씀에 따라 현수막과 강대상을 꾸미고 이벤트도 준비한다.

주일예배는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남전도회 회원들은 교인들이 따뜻한 관심을 받으며 교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주차 안내를 담당한다. 봉사자들은 교회 입구와 본당 등에서 안내한다. 새 신자는 예배 후 담임목사를 만나 대화하고 식사를 함께한다. 이 교회는 주일 점심이 맛있기로 지역사회에 소문이 나 있다. 교인들은 주보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주방봉사를 한다.

민 목사는 “영혼구원의 기쁨을 경험하고 구원의 기쁨을 전하는 교회”라며 “전도와 선교는 교회의 존재 이유다. 필리핀에 교회 2곳을 설립해 봉헌했다. 구원의 기쁨을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 전도이다. 예수님의 전도명령에 순종하기 위해 온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넉넉하지 않은 재정이지만 지역사회를 정성껏 돕는 교회로도 유명하다. 인근 안과와 연계해 마을 어르신들에게 백내장 등 개안수술을 해 드린다. 따뜻한 삼계탕을 대접하고 장수(영정)사진을 찍어드린다. 또 지방자치단체가 추천한 가정이나 어려운 교회에 연탄과 쌀을 전달한다. 인근 초·중·고교 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준다. 강단 꽃꽂이 생화를 화분으로 바꾸고 바자와 교회비품 등을 아껴 벌이는 선행들이다.

민 목사는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어려운 이웃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바란다”며 “더불어 살아가는 밝고 건강한 교회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성제일교회 본당은 2002년 ㈜CSC 대표 부평제일교회 조혜숙 권사와 성이제 장로, 교인들의 헌금으로 지어졌다. 2012년엔 그동안 모은 건축헌금으로 교육관 신축 및 임직 감사예배를 드렸다. 교육관은 연면적 396.6㎡ 규모로 총 3층이다. 1층은 카페, 2층은 예배실·목양실·소그룹실, 3층은 세미나실로 사용된다. 올 초 교회 옆 부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넓혔다.

민 목사는 직접 재배한 고추 오이 호박 가지 밤 도토리 등을 들고 ‘목사님, 사모님’ 하면서 다가오는 교인들을 통해 도시교회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진한 사랑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도시교회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목자와 양’의 친밀한 관계가 하성제일교회에서는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은 최근 건축 고도제한이 풀리면서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제2외곽순환 인천·김포 고속도로도 개통됐다.

민 목사는 “개발이 더 진행되고 새 아파트가 건축되면 김포 하성면은 전도의 황금어장이 될 것”이라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행복이 넘치는 교회가 되기를 모든 교인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