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사진) 국무총리가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퇴위하기 전 한국을 방문해 양국 관계가 개선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23일 공개된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기 전 한국에 와서 그동안 양국이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풀어준다면 양국 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위기가 빨리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해 8월 ‘생전 퇴위’를 공식화했다. 퇴위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내년 12월 말 또는 2019년 3월이 검토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 총리의 발언을 전하면서 아키히토 일왕이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나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미국이 동의하지 않고 한국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는 이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목표는 비핵화”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결정도 설명했다. 그는 “서울은 군사경계선에서 50㎞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60여년 전에는 전쟁도 겪었다”며 “인도적 지원은 곧바로 한다는 것도, 현금을 보낸다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도적 지원이) 북한의 핵무장을 돕는다는 것은 과잉된 견해”라며 “한국이 놓인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총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해 “외국 지도자들과 만나 세계의 흐름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총리는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태평양상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언급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이 놓인 환경, 성품과도 관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미사일 완성)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질주할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최후까지 질주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은 압박이 필요하지만 언젠가 고도의 교섭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면서 “국면 전환까지 먼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기대감도 드러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李총리 “일왕 퇴위 전 한국 방문 희망…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검토안해”
입력 2017-09-24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