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집권 국민당 총선 승리… 과반 안돼 연정 불가피

입력 2017-09-24 18:20

뉴질랜드 집권 국민당이 23일 치러진 총선에서 제1야당 노동당의 강력한 도전을 뿌리치고 1위를 차지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킹메이커’ 역할을 맡게 된 제3당 뉴질랜드제일당의 대표 윈스턴 피터스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빌 잉글리시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은 46%를 득표, 35.8%에 그친 노동당을 약 10% 포인트 차로 앞섰다. 의석으로 환산하면 국민당이 58석, 노동당이 45석이다. 국민당의 의석은 과반(61석)에 3석이 모자란다. 제3당인 국가주의 성향 뉴질랜드제일당은 7.5%, 좌파 성향 녹색당은 5.8%를 얻어 각각 9석과 7석을 확보했다.

국민당이나 노동당 모두 단독으로는 정부를 구성할 수 없는 결과다. 국민당은 뉴질랜드제일당을 끌어들여야 하고, 노동당은 좌파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과 함께 뉴질랜드제일당을 합류시켜야 소수파 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게 된다. 어느 경우든 뉴질랜드제일당의 선택에 달렸다.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피터스 대표는 서둘러 지지정당을 선택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피터스가 24일 기자들에게 “아직 국민당, 노동당 어느 쪽에서도 연락이 없었다”면서 “당원들과 당의 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의원내각제 국가는 정부 구성에 수개월이 걸리기도 하지 않느냐”며 몸값을 한껏 올리겠다는 뜻도 보였다. 피터스는 국민당과 노동당 정부 내각에 참여했던 72세 베테랑 정치인이다.

한편 한인 멜리사 리(51·사진)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언론계 출신의 리 의원은 2008년 정계 진출 이후 연속 4선에 성공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