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진 놓고… 중국도 한국도 우왕좌왕

입력 2017-09-24 18:13 수정 2017-09-24 23:29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은 자연지진인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정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성명에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위협한 다음날 관측된 지진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중국 지진관측기관 국가지진대망(CENC)은 지난 23일 오후 “함북 길주군 인근에서 규모 3.4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CENC는 진원 깊이를 0㎞로 측정했고, 지진 원인을 ‘의폭(疑爆)’이라고 기재했다. 폭발이 의심된다는 뜻으로 핵실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CENC는 이후 초저주파 기록 등을 검토해 자연지진으로 결론냈다.

이번 지진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여파일 가능성도 있다. 대규모 핵실험으로 약해진 지반이 붕괴되면서 추가 지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시나 제르보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은 “(핵실험이) 아직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핵실험으로 지하 단층에 응력이 축적됐다가 터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 기상청은 지진 횟수와 규모 등 수치를 두고 우왕좌왕했다. 기상청은 당초 23일 오후 “함북 길주 북북서쪽 23㎞ 지역에서 규모 3.0의 자연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가 4시간 후 지진 규모를 3.2, 발생 지점을 길주 북북서쪽 49㎞로 정정했다.

기상청은 규모 3.2 지진이 발생하기 전 같은 지역에서 규모 2.6 지진이 한 차례 더 있었다는 사실은 24일 새벽에 발표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 관측망을 활용한 결과를 발표한 이후 중국 측 자료를 받아 추가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권지혜 이재연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