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라트비아의 스무살 소녀는 포인트를 따낼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경기를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남자선수 못지않은 강력한 스트로크를 코트에 꽂아 넣으며 관중 9109명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세계 여자 테니스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옐레나 오스타펜코(세계랭킹 10위)가 코리아오픈 결승에서 2시간 15분의 접전 끝에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오스타펜코는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KEB하나은행·인천공항 코리아오픈 단식 결승에서 베아트리스 하다드 마이아(브라질·71위)를 세트 스코어 2대 1(6-7 6-1 6-1)로 꺾고 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올해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오스타펜코는 한국에서 개인통산 2승째를 장식했다.
최근 절정의 기량을 뽐냈던 오스타펜코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나도 이제 톱10 선수다” “라트비아 유망주들이 저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등 톡톡 튀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이날 경기에선 1세트를 접전 끝에 내주고도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끝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화끈한 공격을 펼치는 오스타펜코는 한국 팬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오스타 열풍’으로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다. 2회전이 열린 지난 21일에 4000여명이 몰리며 코리아오픈 대회 사상 평일 기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데 이어 이날 결승에는 전체 최다 관중 기록도 갈아치웠다.박구인 기자
‘佛오픈 챔프’ 오스타펜코, 정상 스매싱
입력 2017-09-24 18:39 수정 2017-09-24 2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