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수입 태양광 전지로 자국 산업이 피해를 봤다고 판정해 국내 태양광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ITC는 22일(현지시간) 위원 4명의 만장일치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전지가 미국 관련 산업에 중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단은 미국 태양광 전지 업체 수니바(Suniva)가 지난 4월 수입 태양광 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청원한 데 따른 것이다. ITC는 이번 결정에 따라 구체적인 구제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다음달 3일 공청회를 열어 관련자들의 입장을 들어본 후 11월 13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구제 권고안을 제출한다. 권고안에 따라 세이프가드 상대국과 구체적인 조치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권고안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린다.
미국에 태양광 전지를 수출하는 한화큐셀 LG전자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신성솔라에너지 등 국내 업계는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 12억 달러(약 1조3600억원) 상당의 태양광 전지를 수출한 국내 업계는 세이프가드 발동 시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관련 업계 및 정부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태양광 업계 내부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려 권고안의 강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SEIA)는 세이프가드로 태양광 전지 가격이 올라갈 경우 화석연료 등 다른 에너지원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지고 태양광 설치·서비스 업체는 오히려 피해를 볼 수 있다며 ITC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美, 세이프가드 발동하나… “韓·中 태양광전지탓 중대 피해”
입력 2017-09-24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