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일감 부족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빅3’가 이미 순환휴직을 적용했거나 적용할 예정이다. 각사 모두 하반기 초대형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실화된 일감 절벽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다음달 1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유급 순환휴직에 돌입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부문 인력 613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5주간 유급 순환휴직에 돌입했다. 현대삼호중공업 노사 역시 생산직을 대상으로 한 유급 순환휴직에 최근 합의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모든 조선사가 휴직을 시행하게 된 셈이다.
타 업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월부터 사무직 근로자 4000여명을 대상으로 급여 10% 반납과 순환 무급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생산직 근로자 6000여명에 대해서도 급여 10% 반납과 특근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순환 유급휴직 시행을 위해 노동자협의회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의 전례 없는 휴직 바람은 일감 부족에 기인한다. 사상 최악의 수주난을 겪은 지난해보다는 형편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일거리가 없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총 8개 중 2개 독(dock)이 일감이 없어 비어 있고 지난해 말 276억 달러였던 수주잔액도 최근 206억 달러까지 줄었다.
먹거리를 찾기 위해 조선업계는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1일 대우조선해양은 스위스 MSC사로 추정되는 선사로부터 9266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MSC사와 컨테이너선 6척 수주를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주 후 건조까지는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닥친 일감 절벽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신규 수주 시장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신규 수주를 대부분 따가면서 일감 확보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감 부족에 따른 고난이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글=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
[비즈카페] 조선업계는 요즘 순환휴직 중
입력 2017-09-24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