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실업률만 오름세를 보이며 역주행하고 있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타면서 주요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모습과 반대 흐름이다. 특히 청년실업 악화, 고령자 일자리의 질 저하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실업률은 2010년 8.3%에서 지난해 6.3%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기가 조금씩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어서다.
반면 한국의 실업률은 상승하는 중이다. 2010년 3.7%에서 2013년 3.1%로 낮아졌다가 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실업률은 3.7%로 일본(3.1%)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수출이 오랫동안 침체를 겪었고, 최근 수출 회복세가 내수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아 고용지표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타격은 청년·고령층에 집중된다. 만 15∼24세 청년층 실업률은 2012년 9.0%에서 지난해 10.7%로 치솟았다. 이런 상황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고령층은 극심한 ‘일자리의 질’ 저하를 겪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2006∼2014년 만 45세 이상 중고령자 1만254명 추적 조사) 결과 중고령자 고용률은 2006년 45.6%에서 2014년 44.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임시일용직 비율은 28.4%에서 37.4%로 올랐다. 월평균 임금은 8만원(167만원→175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편 만 65세 이상 노인부모는 자녀에게 연간 998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만 65세 이상 노인부모가 지원받는 돈은 390만원에 그쳤다. ‘자녀부양’이 고령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세계경기 회복세 주요국 고용지표 개선… 한국만 실업률 ‘역주행’
입력 2017-09-25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