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없는 쇼 그만하고 대북정책 전환하라” 홍준표, 청와대 여야 회동 또 거부

입력 2017-09-23 05:00

자유한국당 홍준표(얼굴) 대표 측은 청와대가 추진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원내대표 간 회동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대표는 지난 7월 19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렸던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오찬회동에 불참했다.

홍 대표 측 핵심 인사는 22일 청와대 제안에 대해 “보여주기식 회동에는 응할 생각이 없다”면서 “청와대는 내용 없는 ‘회동 쇼’를 그만 제안하고 대북 정책 전환에 더욱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인사는 “어떤 합의도 도출하지 못한 채 갈등만 더욱 부각될 만남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한국당은 문재인정부가 겉으로는 협치를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한국당 죽이기’에 여념이 없다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이 소속 의원들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표적 수사’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전술핵 배치와 국정원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TF), 방송장악 논란과 공수처 신설 등 거의 모든 이슈에서 현 정부와 한국당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홍 대표가 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거세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를 찾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회동 문제를 논의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와 상의해 청와대 회동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한국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불참할 경우 이번 2차 회동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의 4당 대표·원내대표들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한국당 한 의원은 “홍 대표가 이번에는 참석해 초당적인 협력을 해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또다시 불참할 경우 예전보다 비난이 거세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