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메달은 어느 작가의 프로필에 기록될까?

입력 2017-09-24 18:55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의 한 사람은 누가 될 것인가.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24일 공식 홈페이지(nobelprize.org)를 통해 “전 세계에서 추천받은 후보 중 195명을 대상으로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심사해왔다”며 “이 중 한 사람이 노벨문학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노벨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대륙과 장르별로 수상자를 안배해왔다. 지난해 미국 대중가수 밥 딜런이 다소 파격적으로 수상했기 때문에 올해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작가가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지역으로 보면 2003년 이후 아프리카 수상자가 없었다. 특히 아프리카 출신 흑인 수상자는 1986년 월레 소잉카가 유일했다.

높은 적중률로 유명한 영국 베팅업체 래드브록스(ladbrokes.com)에서는 올해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케냐 출신 소설가 응구기 와 시옹오(79)를 꼽고 있다. 시옹오는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탈식민주의 작가로 수년째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왔다. 한국에는 대표작 ‘한 톨의 밀알’(은행나무) ‘피의 꽃잎들’(민음사) 등이 출간됐다. 그에게 국제적 명성을 안겨준 ‘한 톨의 밀알’은 영국의 식민 통치에 대항했던 케냐 젊은이들의 운명을 다룬다. 제목은 성경 구절(고전 15:36)에서 따온 것으로 희생이 있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시옹오는 토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박경리문학상’ 제6회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성주의 문학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면서 캐나다의 페미니즘 소설가 마거릿 애트우드(78)가 수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표작으로 ‘시녀 이야기’(황금가지) ‘눈먼 암살자’(민음사) 등이 번역돼 있다. ‘시녀 이야기’는 여성을 자궁이라는 생식 기관을 가진 도구로만 본다는 설정 때문에 큰 화제가 됐다. 한 여성 평론가는 “노벨문학상이 가장 시의성 있는 사회문제와 인권의식에 관심 갖는다는 걸 고려하면 애트우드도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기사단장 죽이기’(문학동네)를 펴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9)도 유력 후보다. 중견 출판사 관계자는 “하루키는 대중적인 소설을 많이 썼기 때문에 노벨문학상과 거리가 멀다고들 말하지만 밥 딜런 수상은 하루키와 같은 대중 작가에게 상을 주기 위한 수순이란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시인 고은(84)이 꾸준히 수상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와 같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상자가 나올 수 있다. 노벨문학상은 다음 달5일이나 12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