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北, 개탄스럽다” 발언에… 트럼프 “행운의 단어” 반색

입력 2017-09-23 05:00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선 ‘개탄스럽다’(deplorable)는 단어가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이 북한 핵·미사일 도발을 규탄하며 이 단어를 사용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운의 단어”라며 반색해 회담 분위기가 밝아졌다.

문 대통령은 미국 뉴욕의 롯데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이번에 북한의 도발이 대단히 개탄스럽고, 우리를 격분시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말을 들은 뒤 “대단히 감사하다. ‘개탄스럽다’는 말을 사용하신 데 대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웃으며 “‘개탄스럽다’는 말은 내가 매우 관심이 많은 단어다. 그런데 절대 제가 (문 대통령에게) 그 단어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며 “그 단어는 나와 수많은 사람들(지지자들)에게 행운의 단어(very lucky word)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이 단어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9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상대로 “절반은 참으로 개탄스런 집단(Basket of deplorables)”이라고 비판하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자신의 대선 승리에 일조한 단어를 문 대통령이 사용해 반가웠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발언하는 도중 문 대통령 손을 덥석 잡으며 “터프해서 좋다. 아주 좋다”고도 했다. 정상회담은 당초 30분간 예정돼 있었으나 10분이 늘어난 40분간 이어졌다.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는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문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