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21일 직접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를 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북한 완전 파괴’를 언급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또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씨 일가 3대를 통틀어 직접 성명을 발표하기는 처음이다. 그런 탓에 벼랑 끝 전술로만 보기 어렵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상에서 하는 것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일 전후로 지금보다 높은 수위의 무력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맞서 북한 무역과 금융 거래에 관련된 제3국의 은행과 개인, 기업을 제재하는 새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 세계 금융기관을 향해 미국과 북한 중 양자택일하라는 주문이다. 북한의 돈줄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여기에다 북한을 다녀온 선박과 비행기의 미국 입항과 입국을 180일간 금지했다. 군사옵션을 제외하면 최고 수준의 고강도 제재다. 필요하면 북한을 완전 파괴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빈말이 아님을 보여준다. 북·미 지도자 간 충돌이 말폭탄 주고받기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북핵 최대 피해자인 우리는 배제된 채 한반도가 극도의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중국의 변화된 움직임이다.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일선 은행들에 북한과의 신규 거래 중단 조치를 취하라고 통보했다. 미국과의 사전 조율을 거쳤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조치다. 문제는 실천과 지속성이다. 중국의 변화가 미국 압박에 밀려 마지못해 취한 조치여선 안 된다. 이번에도 대북 압박에 실패한다면 군사적 옵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중국도 바라진 않을 것이다. 대북 제재에 더욱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한 것이다. 북한이 추가 도발한다면 이제는 송유관을 완전히 잠가야 한다.
[사설] 중국, 北 추가 도발 시 대북 송유관 잠가라
입력 2017-09-22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