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北, 스스로 평화의 길 선택하길”

입력 2017-09-21 23:42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을 겪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라며 “바로 이런 이유로 나는 북한이 스스로 평화의 길을 선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평화는 스스로 선택할 때 온전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가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정치적 해결 원칙을 적시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평화적 해결이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선 스스로 이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군사적 옵션 역시 한반도에서 다시 발생해선 안 된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20여분의 연설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32번, ‘대화’는 3번 사용했다. 반면 ‘제재’는 4번, ‘압박’은 1번 구사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모든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자칫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 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상응하는 새로운 조치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유엔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도발과 제재가 갈수록 높아지는 악순환을 멈출 근본적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오늘날 유엔에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대응과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곧이어 트럼프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한·미·일 정상 오찬 회동을 했다.

뉴욕=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