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대표·윤영찬 수석은 왜 초록색 넥타이 맸나?

입력 2017-09-22 05:00 수정 2017-09-22 17:21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김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는 21일 국회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투표에 총력전을 펼쳤다. 여권은 ‘초록색 작전’을 펼쳤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연두색 넥타이를 매고 나타났다. 국민의당 상징색인 초록색 계열이다. 우 원내대표는 “존경하는 고(故) 김근태 전 의원의 유품”이라고 말했지만 국민의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연한 초록색 넥타이를 맸고, 전병헌 정무수석도 옅은 초록 계열의 셔츠를 입었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진행된 ‘평창의 밤’ 행사에 초록색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표결 직전 막바지 반란표 단속에 주력했다. 특히 당내 김 후보자의 ‘부산고 인맥’이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의원총회에서 “학연이나 지연을 떠나 나라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표결에) 임해주길 간곡히 읍소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출신 장관들까지 총출동시켰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평창의 밤’ 행사 주무부처 장관임에도 문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하지 않고 표결에 참여했다.

결과가 발표되자 여당 의원들은 양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보수 야당 의원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안보불안 상황에서 대승적인 국정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은 “별난 사람하고는 당을 같이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개표 결과 기표용지에 아무 표시도 하지 않은 기권표 1표와 ‘가’와 ‘부’에 동그라미를 덧붙이거나 ‘기권’이란 글자만 적은 무효표 3표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에 고무됐던 보수야당의 분위기는 열흘 만에 가라앉았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가) 역대 대법원장 중 최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명심하고 코드 사법부가 되지 않도록 우리법연구회와 절연하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하윤해 이종선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