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여성 총대 할당제 통과… 합동, 임원선출 ‘제비뽑기’ 폐지

입력 2017-09-22 00:03
예장통합 전국여교역자연합회와 전국여신학생연합회 회원들이 20일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 양재성전 앞에 마련된 천막에서 ‘여성총대 할당제’ 도입을 지지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기장총회 총대들이 21일 오전 경북 경주 현대호텔에서 총회 회무 시작에 앞서 성경공부를 하고 있다. 경주=장창일 기자
예장합신 총회 총대들이 21일 경북 경주 신평동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총회에서 회무에 참여하고 있다. 경주=이현우 기자
국내 양대 장로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이 여성 총대 할당제를 전격 통과시켰다. 주요 교단들은 동성애·동성혼의 위험성을 재확인하고, 목회적 지침을 마련하는가 하면 이단세력에 적극 대응하고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동참키로 결의했다.

예장통합과 합동, 고신, 합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등은 21일 서울과 전북 익산, 충남 천안, 경북 경주 등에서 진행 중인 정기 총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교회내 여성 권익 확대될까

예장통합은 정기총회 마지막 날 회무에서 “전국 67개 모든 노회에서 최소한 여성 총대 1명을 파송해 달라’는 총회 여성위원회의 청원을 전격 수용했다. 이른바 ‘여성총대 할당제’ 도입은 기장과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단에 이은 세 번째로 향후 타 교단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예장통합의 이같은 결정은 사회 주요 영역에서 여성의 비중과 역할이 증대되고 있음에도 교계 내부에서는 여성 권익 증진을 위한 법·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힘을 발휘한데 따른 것이다.

예장통합은 이 외에도 교단 산하 7개 신대원 과목에 ‘양성평등' 과목을 개설해달라는 청원도 받아들였다. 여성위원회를 상설화해달라는 청원안은 부결됐다.

여성안수와 관련, 대표적인 보수 교단이자 여성 안수를 불허하고 있는 예장고신은 고신대 신학대학원 교수회에 ‘여성 안수 허용’ 여부에 대한 연구를 1년간 수행토록 했다. 이같은 결정은 고신 교단과 교류하고 있는 네덜란드개혁교회가 지난 6월 목사, 장로 등에 대한 여성안수를 통과시킨데 따른 것이다.

예장합신에서는 ‘여성목사 안수 제도’가 부결됐다. 총회 신학위원회는 관련 보고를 통해 “성경이 교회 내에서 여자를 안수해 성직을 맡기는 일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며 “여성 안수에 대한 예장합신의 입장이 성경적이며 건전한 전통”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초강경’ 동성애 대응·지침 눈길

예장합동은 동성애자가 요청하는 세례 및 주례를 거부하고 교회에서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헌법을 개정했다. ‘동성애자와 본 교단의 교리에 위배되는 이단에 속한 자가 요청하는 집례를 거부하고 교회에서 추방할 수 있다’는 게 개정 내용의 골자다.

또 동성애자 및 옹호자의 교단 산하 신학교 입학, 동성애 신학을 지지하거나 가르치는 교직원의 임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동성애자가 교단 산하 신학교에 입학하거나 동성애 신학 지지자가 임용된 사실이 적발되면 학교 상벌위원회와 총회에서 징계를 받게 된다.

예장통합도 폐회 직전, 성명서를 발표하고 반동성애 운동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기로 했다. 기침과 예장개혁 등도 동성혼 합법화 반대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기침은 “차별금지법을 가장한 ‘동성혼 합법화와 군형법 92조 6 폐지’를 반대하며, 이를 위해 100만인 서명운동 전개에 동참하겠다”고 결의했다. 예장고신은 동성애에 대한 총회 차원의 입장 표명과 고려신학대학원 교수들이 동성애 관련 신학 가이드라인을 1년간 연구해달라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요 교단, “임보라 목사, 이단성 커”

예장합동 이단(사이비)피해대책조사연구위(이대위)는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에 대해 참여 및 교류를 금지했다. 이대위는 “임 목사는 정통 성경해석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예장합신 및 예장고신 총회도 같은 결정을 내리고 교단 소속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이 관련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토록 했다.

김성로(춘천한마음교회) 목사의 이단성 논란에 대한 결정도 일부 나왔다. 예장합동이 참여 및 교류 금지를 결정했고, 예장고신은 김 목사의 이단성 여부에 대해 고신대 신대원 교수회에 의뢰해 연구토록 했다.

이슬람 확산에 대한 대응도 눈길을 끈다. 예장합동은 충남 부여군 구룡면에 건립 추진 중인 이슬람 할랄 푸드 도축장에 대해 교단 차원에서 대처하기로 했다. 또 총회 이슬람대책위 주관으로 7차례 ‘이슬람과 기독교 무엇이 다른가’를 주제로 한 권역별 이슬람아카데미를 개최키로 했다. 예장통합은 ‘교회학교 공과와 구역공과에 이슬람교 관련 내용을 수록해 달라’는 안을 통과시켰다.

한신대 사태 종지부

기장 총회에서는 연규홍 한신대 총장에 대한 인준이 가까스로 성사되면서 총장 부재 사태가 종지부를 찍었다. 파행을 빚은지 20여개월 만이다.

이번 인준은 한신대 개혁의 출발점이라는 게 교단 안팎의 평가다. 앞으로 한신대 이사회는 개정된 정관에 따라 기장 교단 산하 노회들이 파송한 이사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 장기간 총장 부재 사태를 겪으면서 쌓인 이사회와 학생, 교수와 교직원 간 불신의 벽을 허무는 일도 시급한 과제다.

이밖에 예장합동은 내년부터 총회 임원선출 방식을 직선제로 바꾸면서 현행 ‘제비뽑기’를 폐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행 3인 이상 후보 등록 시 제비뽑기로 2명을 정한 뒤 결선투표를 치르는 방식에서 후보 등록 인원 수에 상관없이 직선제로 선출한다.

예장고신은 교단 노회 명칭을 행정구역에 맞게 전면 조정키로 했다. 광역(동·서·남·북·중부) 지역을 원칙으로 한 33개 노회로 구성된다. 예장합동의 ‘목사정년 75세(현행 70세) 연장 건’은 부결됐다.

이사야 김나래 유영대 기자, 익산 경주 천안=최기영 장창일 구자창 이현우 기자,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장창일 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