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김준기(왼쪽 사진) 동부그룹 회장이 결국 사임했다. 김 회장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제가 관련된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제 개인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그룹 회장직과 계열사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1996년 고려대 재학 중 미륭건설을 창업해 건설업에 뛰어들었고 금융, 보험, 석유화학, 전자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앞서 김 회장의 비서로 근무한 A씨(31)는 김 회장으로부터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상습적으로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11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회장 후임으로는 금융감독원장을 지낸 이근영(오른쪽) 동부화재 고문이 선임됐다. 신임 이 회장은 대전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뒤 제6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세제국장과 세제실장을 거쳐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산업은행 총재(현 은행장),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등을 지냈다. 특히 이 회장은 2008년부터 동부메탈·동부생명·동부화재 사외이사 등을 역임하는 등 동부그룹과 인연이 깊다. 동부그룹 측은 “이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계열사별 전문경영인에 의한 자율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성추행 혐의 김준기 동부회장 사임
입력 2017-09-21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