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고노 비판에 아들 고노가 반박

입력 2017-09-21 18:39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사과한 ‘고노 담화’(1993년)의 주인공 고노 요헤이(80·사진 왼쪽) 전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쓴소리를 내뱉자 아들인 고노 다로(54·오른쪽) 외무상이 반박했다. 고노 부자(父子)의 갈등을 21일 산케이신문이 흥밋거리로 전했다. 고노 전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북한 문제에 관해서 “한·중·일이 하나가 돼서 북한을 설득해야 하는데 좀처럼 3국이 논의하는 상황이 없다. 정치적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고노 외무상은 기자들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협력은 확실히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한·일은 미국을 포함해 긴밀히 연계돼 있고, 중국과는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라는 공통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노 전 장관은 아베 총리가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추진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권력자가 자기 형편이 좋을 때 (국회를) 해산하는 게 과연 좋은 거냐”고 반문했다. 내각 지지율이 회복되고 야권이 전열을 갖추지 못한 틈을 타 속전속결로 총선을 치르려는 아베 총리의 의도를 비판한 것이다.

이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노 외무상은 “특별히 코멘트할 게 없다. 본인(아베)에게 물어보라”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지난달 외무상으로 발탁됐다. 본인이 내각의 핵심으로 들어갔음에도 아버지가 정권 비판 목소리를 내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고노 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아들에 대한 평가를 요청받았다. 그는 “언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