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우박 폭탄’에 강원지역 1369㏊ 초토화… 도, 피해농가 예비비 2억 긴급지원

입력 2017-09-21 21:55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배추밭이 지난 19일 쏟아진 우박 때문에 잎에 구멍이 뚫리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강원도 제공

강원도내 과수·채소 농가가 20분간 내린 우박에 초토화가 됐다. 이번에 쏟아진 우박 폭탄은 추석에 맞춰 출하를 기다리던 사과 등 과수와 밭작물에 큰 피해를 입혔다.

강원도는 우박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은 농가를 위해 도 예비비를 긴급 편성, 응급복구를 위한 살균제와 생육촉진제 등을 지원한다고 21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40분쯤 춘천과 양구를 비롯한 7개 시·군에 지름 2∼3㎝ 가량의 우박이 20여분 가량 쏟아지면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했다.

농작물 피해 면적은 1369㏊로 잠정 집계됐다. 작목별로는 벼 924ha, 배추와 오이 등 채소 268ha, 과수 74ha, 특용작물 48ha다. 지역별로는 고성이 727ha로 가장 피해가 컸고, 철원 315ha, 춘천 140ha, 홍천 41ha, 인제 23ha, 화천 17ha 등이다. 피해면적은 잠정 조사한 것으로 정밀 조사가 진행되면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6월에도 우박으로 220t(79㏊)의 사과 피해를 입었던 양구지역은 이번에도 과수와 채소 등 106㏊가 피해를 봤다. 양구군 관계자는 “우박 피해를 입은 농가를 돕기 위해 흠집 난 사과 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피해가 발생해 농민들이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각 시·군들은 정부에 국고지원을 건의하는 한편 피해 최소화를 위한 농가지원에 나섰다.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르면 우박 재해기준은 피해 면적이 30㏊로 정해져 있어 대부분 지역이 국비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원 범위가 농약대와 대파대(수확 불가능), 생계지원금 등으로 한정돼 있어 각 지자체별로 추가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시설재배 농가의 상당수가 비닐이 찢어지는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비닐 구입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재철 도 농정국장은 “피해 지역에 공무원을 파견해 피해상황을 정밀조사하고 피해 농작물 사후관리요령 등을 알리고 있다”며 “정밀조사 후 신속한 국비지원 요청과 자체 긴급지원 등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