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인준 성공 요인은… 국민의당 향한 ‘전방위 읍소’ 통했다

입력 2017-09-21 21:43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김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당을 향한 여권의 전방위 읍소전략은 21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성공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협조를 당부했고, 더불어민주당 투톱인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낮은 자세로 구애작전을 펼쳤다.

여권은 지난 11일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 이후 국민의당을 향해 강경 발언들을 쏟아냈다. 추 대표의 ‘뗑깡’ 발언, 우 원내대표의 ‘적폐세력과 환호’ 발언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 감정의 골까지 파이게 했다.

상황은 문 대통령이 지난 17일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이 부족했다’는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내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보수야당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자력 처리’가 불가능해진 여당은 국민의당 설득 모드로 전환했다. 문 대통령은 출국 직전인 지난 1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협조를 구했고, 이튿날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문제 삼은 발언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사과했다.

민주당은 지난 일주일간 국민의당을 자극할 수 있는 대변인 성명도 자제했다. 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국민의당 의원 40명을 상대로 ‘맨투맨’ 설득을 진행했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쳐두고 사실상 국민의당을 협치 파트너로 대우하며 ‘올인’한 셈이다.

김 후보자는 동성애 논란에 따른 기독교계 반발이 일자 대법원을 통해 “동성혼에 대해서는 현행 헌법과 민법상 허용되지 않고 현행법은 당연히 존중돼야 한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국민의당으로서는 헌재소장 인준 부결 이후 ‘자유한국당 2중대’ 비판을 받으며 호남민심 이반을 겪은 것도 부담이 됐다.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호남 출신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당내 반대론자의 입지는 좁아졌다. 대법원장 인준 실패 시 사상 초유의 사법수장 공백의 책임을 떠안게 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제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직후 “국회 운영에 있어 협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낀다”며 “앞으로 국회 운영에서도 더 낮은 자세로 야당과의 협치를 제1의 조건으로 둘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