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미래포럼] “소비시장 폭발·기업 급성장… 아시아에 집중하라”

입력 2017-09-21 17:52 수정 2017-09-21 21:37

“4차 산업혁명 시대 수출시장 전환의 핵심은 다시 아시아입니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은 21일 ‘2017 국민미래포럼’에서 “한국은 그간 주력 수출 상품과 수출 지역의 편중이 심했다”며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서 수출시장의 전환이 무엇보다 요구된다”고 밝혔다.

신 원장은 향후 무역에서 아시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 소비시장의 폭발,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업의 급성장 등을 들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업체 어니스트앤영 예측에 따르면 세계 중산층 인구의 무게중심이 아시아·태평양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2009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세계 중산층 인구의 28%였으나 2020년에는 두 배 가까운 54%로 급증하고 2030년에는 66%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4차 산업혁명의 바탕이 되는 첨단기술을 내세운 스타트업 역시 아시아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단적으로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Unicon) 숫자에서 중국과 인도가 각각 2위, 3위에 올라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의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전략 역시 구체화되고 있다. 신 원장은 “아시아처럼 발전이 더딘 지역의 경우 기술 전환이 오히려 빨리 이뤄질 수 있다”며 “인도의 경우 스타트업 하기 좋은 나라 5위로 뽑히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중국의 사드(THAAD) 보복과 관련해선 “포기할 수 없고 계속 가져가야 할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신 원장은 “일본이 추구한 ‘차이나 플러스’ 전략처럼 중국 외에 인도, 아세안 시장에 투자를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작업 역시 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 원장은 “아세안 및 인도와 체결한 협정에서 관세율 등을 추가로 인하하고, 사드 문제로 중단된 한·중 FTA 서비스도 추가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민·관이 장기적 안목을 갖고 맞춤형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윤원석 코트라 정보통상협력본부장은 “민관이 5∼10년을 내다보는 체계적 시장 진입 생태계를 만들지 않으면 진출이 어렵다”며 “해당 국가에 가장 필요한 맞춤형 전략을 짜 정부와 민간 기업이 쓸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결국 경쟁력의 핵심이 사람인 만큼 개인 역량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