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미래포럼] “빅데이터·AI,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기술 개발해야”

입력 2017-09-21 17:52

빅데이터·인공지능(AI)과 같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국내 기술 수준이 글로벌 기업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장을 선점하려면 기업들이 구체적 목적을 갖고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종석 신한카드 빅데이터센터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2017 국민미래포럼’에 발제자로 참석해 빅데이터를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금융업에서의 빅데이터’를 주제로 발제한 이 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제적으로는 AI와 빅데이터 등에서 꾸준한 관심과 연구가 이어져 왔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에 대한 준비와 관심이 부족하다”며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등 특정한 시점에 반짝 관심이 커질 뿐 지속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만들어진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갖고 기술을 개발하려는 자세로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론을 이용한 무인택배에 성공한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12명으로 구성된 무인자동차 개발 연구팀을 운영 중이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이 AI나 머신러닝, 빅데이터와 관련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비즈니스모델로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기 때문에 기술력에서 뒤떨어지는 국내 기업에도 여전히 기회가 남아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분석이다. 그는 특히 사업화에 성공하려면 국내 기업들도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고, 이에 적합한 기술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뒤 전문 인력으로 최적의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센터장은 신한카드 사례를 소개했다. 신한카드는 투자해야 할 18개 과제를 선정해 개발에 나섰다. SK텔레콤과 협업해 통신량으로 신용도를 측정한 중금리 대출 인프라도 구축했다. 다만 다른 업종과의 데이터 연계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종합토론에서 이영섭 동국대 통계학과 교수는 빅데이터 발전 앞에 놓여 있는 과제들을 거론했다. 이 교수는 “우선적으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되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의견을 수렴한 법 개정을 고려해야 한다”며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킬 인력 양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실행하는 최고경영자(CEO) 의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 성과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장기적 로드맵으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