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2017 국민미래포럼’에 참석한 여야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로 다가온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막판 신경전을 벌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축사에서 “오늘 오후 2시에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며 “지금까지 국민의 눈총을 받는 국회였다면 오후 2시에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는 말이 실감될 수 있는 그런 일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럼 주제 ‘서쪽 해돋이를 찾아서’라는 표현을 인용해 야당의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마침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참석해 있었다.
다음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주 대행은 추 대표 발언을 의식한 듯 “본회의 표결에 대비한 의총을 하고 있지만 이를 (다른 분들에게) 맡겨두고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기조강연자인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유쾌한 화법으로 화기애애하게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발상의 전환’을 설명하며 “오늘 같은 날은 넥타이를 안 매고 오는 게 더 좋다는 생각을 했다. 슬리퍼를 신고 오는 사람도 있었으면 싶었다”며 “저라도 빨간 티셔츠 입고 슬리퍼 신고 올까 하다가 참았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에게 돌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마이크를 받은 박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원래 저희들 나이 정도 되면 준비를 시켜서 말하게 하는 게 보통”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 회장은 “안 되는 게 없는 굉장히 큰 나라(중국) 옆에 되는 게 없는 한국이 되어가고 있다”며 “반도체를 제외하면 이미 모든 업종에서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행사장은 각계 인사들로 성황을 이뤘다. 정·관계에서는 여야 대표를 비롯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낙연 국무총리,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공영운 현대차 부사장 등 주요 그룹 임원들과 함영주 하나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국민미래포럼] “슬리퍼 신고 올까 하다가 참았다”… 김광두, 발상의 전환 강조
입력 2017-09-21 17:51 수정 2017-09-21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