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완전 파멸” 트럼프 발언… 전면전 불사? 경고성 엄포?

입력 2017-09-21 05:01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정상만찬 테이블에서 옆자리에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연설 직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유엔총회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9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총회 연설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날리는 ‘말 폭탄’일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한반도 인근에서 진행 중인 군사적 움직임은 단순한 수사가 아닐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불가피한 경우를 상정한 전면전 준비로 볼 수 있는 움직임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현재 일본에서 실시 중인 미·일 연합훈련인 ‘동방의 방패(오리엔털 실드)’와 주일 해병대의 훈련이 예사롭지 않다. 9월 중순부터 시작된 훈련에 미군은 대대급 인원을 보냈던 예년과 달리 유사시 신속하게 해외에 투입되는 미 25사단 1, 2여단이 대거 참가했다. 이 부대는 전 세계 분쟁발생 시 신속히 배치되는 스트라이커부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스트라이커부대는 2012년부터 일본 육상자위대와의 훈련에 참가해왔지만 이번에는 규모가 상당히 늘었다.

오키나와에 배치된 미 31해병원정단도 3개월간의 해외 훈련을 끝내고 19일 귀환했다. 31해병원정단은 분쟁발생 시 신속하게 적진에 상륙, 교두보를 마련하는 부대다. 통상 한 달 정도 훈련하지만 이번에는 3개월간 호주군과 집중적인 상륙훈련을 실시했다. 특히 호주 인근 파푸아뉴기니에서 실시된 훈련에서는 상륙작전과 공항 점령, 요인암살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한반도 유사사태를 대비한 훈련으로 해석하고 있다.

전면전 발발 시 대규모 발생이 불가피한 부상자와 사망자 후송 훈련도 예년보다 늘었다. 미군은 한국에서도 최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시 오산비행장에서 51의무부대 주도로 대규모 부상자 후송 훈련을 실시했다. 오산에서 대규모 부상자 후송 훈련이 실시된 것은 드문 일이다. 일본에서도 대규모 부상·사망자 후송훈련이 반복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를 관할하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북한의 위협이 고조된다면 10월 한반도 해역에서 실시될 한·미 연합훈련에 최대 3척의 항공모함이 참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태평양함대사령부가 서태평양에서 임무수행 중인 로널드레이건호에 이어 현재 미 본토에 있는 7함대 소속 존스테니스호와 시어도어루스벨트호도 서태평양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며 “상황에 따라 한꺼번에 올 수도 있다”고 했다.

항공모함 3척은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수행할 충분한 전력이 된다. 결국 북한에 대한 강력한 군사적 압박인 셈이다. 북한이 괌 미군기지 타격용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형’에 이어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전력투구하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