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고구려 왕족 모신 신사 참배

입력 2017-09-20 23:49
교도AP뉴시스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가 20일 일본 내 고구려 왕족을 모시는 고마(高麗)신사를 참배했다(사진).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은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이날 개인적인 여행으로 사이타마현을 방문해 히다카시에 위치한 고마신사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고마신사는 고구려 멸망 후 일본으로 망명한 고구려 왕족 약광(若光)을 기리기 위해 730년 세워졌다. 약광은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던 유민들을 모아 716년 고마군을 창설한 뒤 수장을 맡았다.

일왕 부부는 참배에 앞서 신사 측으로부터 일본으로 건너온 고구려인의 역사 등에 대해 주의 깊게 설명을 듣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 일왕 부부가 고마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왕 부부의 고마신사 참배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년 말 예상되는 퇴위 전에 과거 한반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화해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아키히토 일왕은 2001년 68세 생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간무(桓武)천황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후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는 것에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다”며 일본 왕실과 한반도의 관련성을 언급해 주목받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