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그 많은 빌딩들이 옥상을 연다면, 그 옥상들이 시민의 공간이 된다면? 거기서 공연도 하고, 모임도 하고, 놀이도 한다면?
빌딩 옥상을 공유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실험이 시작됐다. 서울시는 서울도서관, 서울시립미술관, 은평공유센터, 세운상가, 서울창업허브 등 시 소유 공공건물 5곳의 옥상을 열고 20일부터 40일간 ‘공유기업·단체와 함께 하는 옥상축제’에 돌입했다. 공유문화 확산을 위해 활동하는 9개 기업·단체가 참여해 16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옥상축제의 메인 무대는 서울도서관 옥상이다. 축제 기간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달빛낭독’ 행사가 열리고, 매주 금요일 오후 6∼8시와 매주 토요일 오전 9∼11시에 요가 클래스가 진행된다. 또 매주 금요일에는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만화방이 운영된다.
세운상가 9층 옥상에서도 여러 행사가 열린다. 29일과 10월 13·20·27일에는 롤러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놓고 버스킹 공연을 벌이고 24일엔 줌바댄스 강좌, 10월 15일에는 ‘옥상 텐트 영화제’를 연다.
은평공유센터 옥상은 파티장으로 변한다. ‘가을하늘 밤 옥상 파티’(22일), ‘보름달 옥상파티’(10월 2일), ‘로컬여행 옥상파티’(10월 27일) 등이 줄줄이 열린다. 또 서울시립미술관 옥상에서는 23일 영시 낭독회가 개최되고, 서울창업허브 옥상에서는 28일 오후 6∼9시 청년들을 위한 진로 강연과 토크콘서트가 진행된다.
서울시는 2012년 ‘공유도시 서울’을 선포한 이후 도시 내 유휴공간 활성화와 공유문화 확산을 위해 시 소유 회의실, 강의실, 체육시설 등을 시민들에게 개방해왔다. 공공건물 옥상을 개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옥상축제는 4개월 전 옥상을 공유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박원순 시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실무팀 점검 결과 옥상 개방과 활용에는 건축, 안전, 소방 등 관련 규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 시는 일단 공공건물 옥상에서 문화행사를 해보기로 하고 축제를 기획했다.
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은 “서울시내 건물 옥상만 개방해도 시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무한대로 만들 수 있다”면서 “옥상 공간 공유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공공건물 옥상부터 개방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요가·만화방·파티장으로… 옥상의 재발견
입력 2017-09-20 2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