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금호타이어 회생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제시한 자구계획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쯤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했다. 조건은 이해당사자들의 고통분담이었다.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 회사는 경영권 포기 등의 조치 등이 예상된다.
이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열흘이 지났는데, 100일은 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금호타이어 회생안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 회장은 “이해당사자들이 협조해 고통을 분담하면 금호타이어가 충분히 회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 자구계획안을 현재 검토 중이어서 속단하기 힘들며, 박 회장의 경영권 인수나 박 회장 측 자구안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란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2015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중국에 매각 성사단계까지 갔다가 무산된 경위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금융권 인사 코드를 일컫는 신조어로 떠오른 ‘장기하’에 대해 이 회장은 “나도 그 가수 좋아한다”고 농담을 던졌다. ‘장기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장’에 경기고 동문의 ‘기’, 하나금융 출신이란 ‘하’가 합쳐진 말이다. 이 회장은 장 실장과 경기고를 함께 다녔다. 하나금융 출신은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을 일컫는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정부 정책에 대한 철학을 공유할 뿐이며 특정 라인은 없다”며 “원칙에 어긋나는 요구를 내려 보내는 일은 이 정부에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개혁론을 견지한 경제학자 출신인 이 회장은 구조조정 관련 경력도 이야기했다. 1998년 김대중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하며 재벌 간 빅딜을 조율했던 경험, 2003년 카드대란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카드업계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경험을 말했다. 이어 기업 구조조정의 원칙을 언급했다. 그는 “독자생존이 우선이고,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일자리를 얼마나 유지하는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회생 가능성 충분”
입력 2017-09-20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