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코리아 그랜드세일과 내수 활성화를 위한 대규모 유통 세일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합한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만들었다. 국가 차원의 쇼핑관광 축제로 키우자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올해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행사나 혜택이 대폭 축소됐다. 사드 배치와 북핵 리스크 등으로 중국은 물론 동남아 관광객까지 줄어들면서 그 여파가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방문위원회와 ‘2017 코리아 세일 페스타’ 민관합동추진위원회를 열고 행사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추진 방향을 보면 당초 행사의 취지를 찾아보기 힘들다. 살거리·볼거리·놀거리가 넘치는 행사로 만들고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참여도 적극 유도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전국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대규모 할인행사를 열고 중기제품 특별 할인전, 농축수산물 할인행사 등도 진행한다. 특히 가상현실(VR) 쇼핑몰 오픈, 드론 시범배송 이벤트 등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유통분야 신기술도 선보이기로 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쇼핑 브랜드라고 하기엔 외국인 관광객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부실하다. 제한된 할인혜택과 전용 교통카드 제공이 전부다. 지난해 처음으로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진행했을 때만 해도 별도의 외국인 대상 특별 할인 프로그램과 음식·화장품·쇼핑 등 테마별 행사를 마련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무용론까지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 급감과 함께 추석 황금 연휴에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 내수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와 달리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업체 등이 불참할 것으로 보여 실적도 기대만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도 이를 의식한 듯 “지속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대비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국가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남아, 중동, 러시아 등 신흥국 중심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알맹이 빠진 코리아 세일 페스타
입력 2017-09-21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