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관 기장 신임 총회장 “창조질서 파괴에 단호히 대처”

입력 2017-09-21 00:02

“동성애에 반대합니다. 동성애와 관련된 법제화 또한 반대합니다.”

윤세관(사진)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19일 경주현대호텔에서 열린 제102회 기장 총회 임원선거에서 총회장으로 추대된 윤 신임 총회장은 선거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창조 질서를 파괴하는 것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하면서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라는 데 이견이 없고 이것이 우리의 신앙고백”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교계의 대표적인 진보 교단을 표방하는 기장 교단 특성을 감안하면 윤 총회장의 취임 일성은 다소 파격적이다. 최근 들어 동성애와 관련된 주요 현안을 두고 상대적으로 관대한 입장을 표명해온 교단의 공식 입장과 비교하더라도 그의 발언은 눈길을 끌 만하다.

윤 총회장은 동성애 관련 조항이 헌법에 삽입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동성애·동성혼 조항 등이) 법으로 만들어져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이걸 찬성할 교회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동성애자들에 대한 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성 소수자들이 갈 곳이 없어 헤매다 교회로 왔는데 나가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교회는 이들을 불쌍히 여기고 돌보기 위해 목회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성애자를 위해 사역하는 교단 소속 목회자는 교단이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윤 총회장은 “기장 총회에도 동성애자를 위해 사역하는 목회자들이 있는데, 교단은 이들이 얼마나 수고하는지 살피고 항상 위로해야 한다”면서 “이들을 정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8개 주요 교단의 이단대책위원회가 이단성이 있다고 규정한 기장 총회 소속 임보라 목사에 대해 교단의 수장으로서 보듬어 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독교연합을 구심점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교단 연합운동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윤 총회장은 “연합기구만 계속 만들어 내는 것보다는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일에 힘써야 할 때”라면서 “교회와 교단 내 현안을 해결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주=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