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의 황태자’ 스펄전 목사 “성찬은 교제”

입력 2017-09-21 01:00

‘설교의 황태자’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찰스 해돈 스펄전 목사의 설교 중 ‘주의 만찬(the Lord’s Supper)’과 관련된 설교를 모았다. ‘성찬식 메시지’라는 한국어 제목 때문에 자칫 성찬식이라는 의례와 관련된 것으로 한정해서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다. 책에 수록된 설교는 성찬에 담긴 기독교의 본질적 의미, 즉 그리스도와 그의 백성들과의 교제라는 의미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 우리를 위해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 대속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담고 있다.

‘그리스도와 그의 백성들과의 교제’라는 설교에서 로마 가톨릭교회의 미사로 성찬식의 본질이 훼손된 것을 안타까워하는 스펄전의 모습을 보게 된다. 스펄전은 “예수님은 성찬식을 통해 교제(fellowship)를 의도하셨지만, 로마 가톨릭교회는 예수님이 의도한 교제를 성례(sacrament)로 바꿨다”고 지적하며 성찬의 진정한 의미는 ‘그리스도와의 교제’와 ‘서로 간의 교제’임을 강조한다.

또 이어지는 ‘예수님과의 참된 접촉’, ‘예수, 위대한 놀라움의 대상’, ‘죄를 짊어지신 자’ 등의 설교를 통해 우리 죄를 짊어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놀라운 사랑에 대해 역설한다. 예수의 고난을 묘사하면서 스펄전은 “이에 대한 묵상이 너무 고통스럽게 확장되지 않도록 나 자신을 적절히 제한하고자 한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전기 작가로 유명한 아널드 델리모어가 ‘찰스 스펄전(복있는사람 역간)’에서 “스펄전은 성찬식을 크게 강조했다”며 “그는 성찬식을 그리스도를 기억하는, 특히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억하는 시간으로 삼았는데, 그분의 고난을 말하고 그분의 대속을 좀 더 이해시키려고 노력할 때면 감격에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하고 목소리가 떨리며 눈물을 주르륵 흘릴 때가 많았다”고 적은 대로다. 총 12편의 설교를 통해 성찬의 의미, 예수의 죽음과 부활, 대속과 연합, 그리스도와의 동행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핵심 교리에 대한 스펄전의 열정적인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19세기 영국 사회에서 영적인 갈급함에 빠져있던 사람들을 압도했던 그에게 ‘불붙은 떨기나무’와 같은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이유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게 된다.

기독교문서선교회(CLC)가 기획한 ‘스펄전 메시지’ 시리즈 중 세 번째로 번역 출간됐다. 2015년 12월 ‘크리스마스 메시지’가 첫선을 보였고, 지난해 3월 ‘부활절 메시지’가 나왔다. 고난주간, 십자가, 성령, 재림, 기도 등의 주제별로 계속 발간될 예정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