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성] 시편적 인간

입력 2017-09-21 00:00

시편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과 격정을 날것 그대로 기록한 텍스트다. 시편의 기록자들은 슬픔과 분노, 복수심 같은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소상히 읊조린다. 월터 브루그만은 “마음속 비밀과 같은 미움이 완전히 드러날 때 우리는 비로소 모든 분노를 포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억압하지 않고 회복시키는 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시편을 통해 신자에게 마음속 비밀을 털어놓고 존재 전부를 내어맡길 것을 요구한다. 열정적 자기 포기를 시도하는 시편적 인간을 하나님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구자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