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교회 지도자들이 18일 일본 도쿄에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양국 교계의 협력을 다졌다.
일본성서협회 주최로 도쿄 데이코쿠 호텔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지형은(성락성결교회) 목사, 박성민(한국대학생선교회) 대표, 김근상 전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등 한국교계 중진 목회자들은 종교개혁의 의미와 더불어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모색했다.
이 목사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은 교권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타락한 로마 가톨릭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이자 심판이었다”면서 “오직 믿음으로, 오직 성경으로, 오직 은총으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표어 아래 진행된 종교개혁은 지금도 전 세계 모든 교회를 개혁하는 원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회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늘 새로워져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개혁된 교회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앞으로 한·일 교회는 성령 안에서 하나가 돼 세계 선교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면서 “날마다 교회를 새롭게 함으로 교회를 부흥케 하는 일에 힘쓰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자”고 힘주어 말했다.
일본루터학회 이사장인 에구치 사이키 교수는 “루터는 구원이 인간의 선행이나 믿음에 의한 하나님의 구원, 또는 교환이 아니라 일방적인 하나님의 증여였음을 가르쳐줬다”며 “그 은혜를 증여받은 우리는 ‘코람데오’(Coram Deo·하나님 앞에서) 정신뿐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증여 자세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찬에는 일본교회협의회 일본복음주의연맹 일본오순절협의회 대표들이 참석해 ‘그리스도 안에서의 연합’을 주제로 함께 기도했다. 이 자리에서 한·일 목회자들은 루터가 작사·작곡한 찬송 ‘내 주는 강한 성이요’(585장)를 함께 부르며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겼다.
기념행사에 앞서 도쿄 유라쿠초 아사히홀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강연회에선 독일 마르부르크대 한스 마르틴 바르트 교수가 종교개혁의 문화사적 의미를 고찰했다.
바르트 교수는 “종교개혁의 핵심은 구원이 인간의 자력이 아닌,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라며 “성도는 매일 생활 문제에 대해 이성과 신앙을 가지고 맞서면서 사회와 문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탐구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바로 루터가 주창한 종교개혁의 목표”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한·일 교회 지도자들 종교개혁 정신 함께 나눴다
입력 2017-09-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