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빠지는 ‘명절 증후군’ 이번 추석에도 반복될까

입력 2017-09-20 05:03
다가오는 추석은 반갑지만 긴 연휴에 주식 투자자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연휴 전 주가가 하락하는 주식시장의 ‘명절 증후군’이 반복될지 걱정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10일 연속 쉬는 건 32년 만이다. 어떤 투자전략을 가져가야 할까.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통상적으로 연휴 전에 조정을 거쳤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하나금융투자는 개인들이 2010년 이후 추석 연휴 전 10거래일 동안 평균 5000억여원을 순매도했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코스피지수는 연휴 7거래일 전부터 주가가 떨어졌다. 개인들이 연휴 전에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런 흐름을 ‘명절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특히 이번 연휴는 10일간 이어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어렵다. 북한 리스크는 완화되고 있지만 국제 금융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연휴 때 미국에선 허리케인 피해가 반영된 경제 지표를 발표한다. 지표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식 선호 현상이 악화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연휴 전에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갖고 있는 주식을 미리 팔 필요는 없다고 본다. 조정을 받을 때 IT 주식 등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하라는 조언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노동길 연구원은 “코스피가 평균적으로 연휴 7거래일 후 하락폭을 회복했다”며 “미국 유럽 등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도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 연휴 후 증시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연휴 뒤 기업들의 본격적인 3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연휴 전에 신규 매수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교보증권 김형렬 매크로팀장은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두텁지만 코스피시장 전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균형이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새로 진입할 투자자는 굳이 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2.16포인트(0.09%) 하락하며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전날 2400선을 돌파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도’로 지수를 끌어내렸다. 파죽지세로 올랐던 삼성전자(-0.69%) SK하이닉스(-0.63%)도 떨어졌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19∼20일(현지시간)에 열리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